정운찬 "새누리에 애정 없어, 안철수와 함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정운찬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솔직히 나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애정이 없다”며 새누리당 대선 경선 참여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24일 중앙일보와 만나 “이재오 의원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으론 대선에 안 되지 않느냐’며 입당해서 함께 경선에 출마하자고 제안했지만 22일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서울 역삼동 그의 사무실에선 “양극화 해소와 동반성장을 위해 대선 출마에 관심이 있지만 아직 결정된 건 없다”며 “동반성장하는 사회의 구축을 위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도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과 연대해 대선 출마를 모색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할 건가.

 “새누리당은 비(非)당원도 경선에 참여할 수 있나. 새누리당은 총선 이후 ‘박근혜당’이 됐고, 영향력이 절대적인데 개인 정운찬이 들어가 뭘 할 수 있나. 총리 때도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된 데 큰 충격을 받았다. 솔직히 한나라당에 애정이 없다.”

 -이재오 의원으로부터 경선출마 제안을 받았는데.

 “지난주 금요일(20일) 만났는데 ‘박근혜 위원장으론 안 되지 않겠나’ ‘완전국민경선제로 김문수 지사, 정몽준 의원과 같이 경선에 출마해 우리 1등 하고 박근혜 위원장 하고 한번 붙어보자’고 하더라. 그러면서 ‘22일 넷이 모이자’고 했는데 나는 22일 아침에 전화해 ‘안 하겠다’고 거절했다. 그러니 이 의원이 ‘그쪽(비박연대) 모임도 무산됐다’고 하더라.”

 -왜 경선 참여를 거절했나.

 “나는 돈도 조직도 없다. 자기들은 몇 년씩 준비해 전국조직도 있다지만 나는 측근이라도 10명이 안 된다. 지금 새누리당을 보면 국민경선을 해도 박 위원장이 유리하지 않나.”

 -당의 지원 없이 독자 출마하는 건가.

 “내가 총리직을 수락할 때 세종시만 부각됐지만, 더 중요하게 생각한 건 양극화 해소였다. 그 연장선에서 대선 출마를 고민하는 거다. 이제 막 준비를 시작한 단계다. ”

 -안철수 원장과 생각이 비슷하다. 만날 계획이 있나.

 “안 원장의 경제철학과 동반성장은 서로 비슷하고 보완적인 면이 있다. 이 사회에 마지막으로 봉사하려고 하는 주제인 ‘동반성장하는 사회의 구축’을 위해 안 원장의 도움이 필요하면 만나자고 연락할 것이고, 그 문제에 대해 둘이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