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장 굴뚝 위 식당 … 누가 오겠냐고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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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23일 오후 충남 아산시 배미동 아산환경과학공원이 쓰레기 소각장이 자리함에도 주민 쉼터로 각광받고 있다. 소각장 굴뚝(높이150m·사진 오른쪽) 꼭대기에는 레스토랑까지 조성됐다. 이 레스토랑은 8월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프리랜서 김성태]

23일 오후 충남 아산시 배미동 아산환경과학공원. 아산시 중심가에서 서북쪽으로 2.5㎞쯤 떨어진 농촌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과학공원안에 들어서자 150m의 굴뚝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 폐기물 소각시설(3588㎡)에서 발생하는 연기를 배출하기 위해 설치한 굴뚝이다. 소각시설 바로 옆에는 주민편익시설이 있다. 3층(3127㎡) 건물인 주민편익시설 건물에는 온양4동 사무소와 주민자치센터, 건강문화센터 등이 입주해 있다. 건강문화센터 헬스클럽에서는 이날 주민 10여 명이 트레드밀·사이클 등 운동기구로 체력을 단련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주민 신희숙(50·여·아산시 실옥동)씨는 “쾌적하고 시설 좋은 곳에서 운동을 하니 마음까지 건강해 졌다”며 활짝 웃었다.

 아산시가 쓰레기 소각시설 부지에 설치한 각종 편익시설이 시민 쉼터로 자리 잡았다. 아산시는 배미동 10만7800㎡의 터에 생활쓰레기 소각시설(하루 처리 용량 200t)과 하수슬러지 처리시설(하루 60t처리용량)을 설치했다.

이들 시설은 2008년 5월 착공한 지 3년4개월 만인 지난해 9월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소각시설에서는 아산시에서 발생하는 각종 생활폐기물(하수 슬러지 20t포함) 150t을 처리한다. 폐기물 소각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이옥신 등 오염 물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첨단 방지시설을 설치했다. 다이옥신의 경우 배출농도는 0.001ng/㎥으로 기준치(0.1 ng/㎥)의 100분의1 수준이다.

 시는 소각시설 건설과 동시에 주민편익 시설도 설치하고 ‘아산환경과학공원’으로 이름 지었다. 동사무소는 소각장 준공시점인 지난해 9월 입주했다. 소각시설과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데는 모두 사업비 1223억 원이 사용됐다.

아산시 김진한 자원순환과장은 “혐오시설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주민을 위한 다양한 시설을 만들고 인근에 있던 동사무소도 옮겼다”고 말했다.

 폐기물처리시설에서 오염물질이 거의 배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편익시설 이용객은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 건강문화센터 이용객은 개관 첫 달 7795명에서 지난달에는 2만1038명으로 급증했다. 이곳에는 헬스클럽과 찜질방, 사우나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건강문화센터 옆 장영실 과학관(4950㎡)도 인기다. 이곳에는 과학체험관·전시관 등이 있다. 과학관 관람객은 개관 첫 달인 지난해 11월 2512명에서 지난달 1만1087명으로 늘었다. 헬스클럽 이용료(월 2만5000원)는 시중의 절반 수준이며, 장영실 과학관 관람료는 성인 기준 2500원이다.

주부 황미옥(33·아산시 신창면)씨는 “사우나와 찜질방 시설이 좋고 주변환경도 깨끗해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소각장 굴뚝 상단 130m 부분에 설치된 전망대에는 레스토랑(450㎡)이 8월쯤 문을 열 예정이다. 시는 이 레스토랑을 민간인에 임대했다. 복기왕 시장은 “레스토랑까지 영업을 시작하면 환경과학공원은 아산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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