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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패트롤] IMT-2000 사업자 결판

중앙일보

입력

새해 캘린더가 쏟아진다. 캘린더는 로마시대의 이자계산장(利子計算帳)인 칼렌다움이란 말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당시는 매달 1일을 만기로 정해 이자를 계산했다고 하니 캘린더가 곧 경제수첩인 셈이다.

경제가 어려운 이때, 캘린더의 의미를 새기며 가계부를 꼼꼼히 챙기고 내년을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할 듯 싶다.

지구촌에선 요즘 상식을 뒤엎는 전도(轉倒)현상이 곳곳에서 목격된다.

미국대선을 보자. 정보 수퍼하이웨이를 제창해 정보기술(IT)혁명을 선도한 앨 고어 민주당후보가 수(手)개표작업에 연연해하는 모습은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회귀하는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지난달에 있었던 일본의 정치항쟁도 그렇다. 집권 자민당의 유력 파벌의 총수인 가토 고이치(加藤紘一)전 간사장이 일본 정치사상 처음으로 인터넷을 전면적으로 활용한 '인터넷 정국' 을 펼치며 모리총리의 퇴진을 요구했다가 오히려 자신이 망신만 당했다.

스스로 '네트 선진파' 로 자부한 가토씨는 다양한 네트워크상의 게시품?토론을 통해 불특정다수의 유권자를 포용하며 모리를 몰아부쳤으나 인간관계라는 '아날로그 네트' 를 경시하는 바람에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나고 만 것.

심각한 '정치 구조불황' 현상들이다. 문제는 이것이 경제에 깊이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무라연구소는 "미.일의 동시불황의 위험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 분석했다.

미국은 장기에 걸친 고성장과 주가상승이 조정국면을 맞고 있고 일본은 경기가 순조롭게 개선되는듯 했으나 재정.금융정책이 긴축티를 내면서 주가하락을 동반한 경기후퇴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들과 맥을 대고 있는 우리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김대통령의 노벨상소식으로 문을 여는 금주는 14일 대통령의 귀국과 함께 내치(內治)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안정화와 경제추스리기가 기대된다. 노조파업.농가부채문제등 사회적 갈등을 풀면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소비를 살리는 복합적인 조치들이 강구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부가 띄운 첫 신호탄은 10일 발표된 금고안정화방안이다.

그래서 11일 주식시장은 향후 조치들에 대한 기대치를 점검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 같다.

큰 줄거리를 잡아가는 이번 주의 최대 이슈는 단연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3개 사업자 선정이다.

사업자들에겐 각기 1조원이 넘는 출연금의 부담도 있지만 21세기의 사운을 건 일이니만치 피를 말리는 한 주가 될 것이다.

곽재원 정보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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