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간 청주 병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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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충북도 의료관광 설명회에서 의료진이 현지 주민에게 시술을 하고 있다. [사진 충북도]

충북도가 해외 의료관광 마케팅에 본격 나섰다. 의료와 관광을 접목해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타깃은 중앙아시아다.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고 한류바람이 한창 불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과 경기, 대전 등 경쟁 자치단체가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마케팅 대상으로 삼은 점도 고려했다. 자치단체 차원에서 지역 병원과 손잡고 방문단을 꾸려 중앙아시아지역 의료관광 마케팅을 시작한 것은 충북도가 처음이다.

 첫 번째 마케팅과 설명회는 지난 10~14일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열렸다. 방문단에는 청주의료원과 연세로즈엘피부·성형외과, 이즈치과, 고은몸매의원, 유로센터비뇨기과, 참조은치과병원 등 청주지역 6개 병원에서 15명의 의료진이 참가했다. 각 병원마다 현황과 진료과목, 의료기술, 장비, 시설 등을 홍보하고 현장에서 직접 시술도 했다. 사흘간 이뤄진 설명회·진료에서는 200여 명의 환자가 진료를 받았다. 암 검사와 혈압, 당료수치 검사 등 무료검진도 이뤄졌다. 현지 통역을 이용해 진료상담(국내 입국 시술)도 병행했다. 상담에 참여한 환자 가운데 상류층은 중증 관절질환과 건강검진, 의사 연수, 치과진료, 전립선·요실금 등의 분야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우즈베키스탄 국영방송국도 취재진을 대거 파견해 의료진을 취재했다.

 지역 병원들의 기대도 크다. 포화상태에 달한 국내시장 대신 해외에 눈을 돌릴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설명회에 참가한 청주 연세로즈엘피부·성형외과 오동희(41) 대표원장은 “우즈베키스탄에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계층은 병원을 찾아 유럽으로 갈 정도”라며 “미용·성형분야의 경우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의료관광객을 끌어들인다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즈치과 고승주(34) 원장은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고 현지 병원에 대한 불신이 높다”며 “투자와 홍보를 강화한다면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번 설명회에 참가한 6개 병원은 이 지역 병원과 네트워크를 구축한 뒤 추가로 설명회를 개최하거나 행사를 열기로 했다. 청주의료원을 비롯한 병원들은 우즈베키스탄 과학연구원 정형외과 전문 국립병원, 울트라치과병원을 방문해 우호협력관계를 맺었다. 또 현지 병원의 가장 큰 관심사인 의료기술과 정보교류, 의료인력 연수 등에도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세부협력 방안은 충북도가 현지 정부기관을 통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충북도는 이번 설명회를 계기로 정기적인 방문과 의료봉사를 펼칠 계획이다. 우즈베키스탄 외교부의 정식 허가가 이뤄지면 곧바로 의료봉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충북도 이승우 의료관리팀장은 “충북의 의료관광은 걸음마 단계지만 단기간 성과보다는 꾸준한 투자와 홍보를 통해 발전시킬 것”이라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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