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부동산경기 '꽁꽁'

중앙일보

입력

포항의 부동산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

시청사 입주 등 조건 좋은 공영개발택지가 미분양 사태를 빚고 아파트는 장기간 미분양으로 신규사업이 완전 중단된 상태다.

포항시는 자체개발한 남구 대잠동 대잠지구 3만6백여평 가운데 일반택지와 공동택지 1백46필지 2만4천7백29평을 최근 두차례 분양한 결과 45필지 4천2백평을 분양하는데 그쳤다. 2003년 착공될 새로운 시청사 바로 뒤쪽의 공동택지 2필지 1만1천5백평도 분양되지 않았다.

신청자격에 제한이 없고 분양가격을 조성원가로, 분양가격의 50%를 융자하는 조건이었지만 분양에 실패한 것이다. 당초 대잠지구는 시청사 입주예정 등으로 택지매입 희망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나머지 1백1필지를 수의계약으로 분양키로 했다. 중개업자가 중개해 매각이 이뤄지면 중개업자에게 법정 중개수수료까지 지급하는 조건이다.

구획정리 방식의 택지가 분양되지 않기는 마찬가지. 허가된 17곳(2백70만평)중 양덕·동서·대잠·이동·동해지구 등 9곳(1백57만평)을 제외하곤 모두 공사가 중단됐다. 공사자금에 사용될 체비지가 팔리지 않아 시공업체들이 잇따라 부도를 맞거나 미분양을 우려해 선뜻 공사를 맡지 않으려는 탓이다.

공사가 중단된 곳곳의 구획정리지구는 파헤쳐지고 공사가 진행중인 곳은 미분양으로 ‘벌판’으로 방치되고 있어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아파트 미분양 물량도 전혀 해소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11월말 현재 미분양아파트는 1천5백23가구로 비슷한 물량이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올들어 10여곳에서 7천여 가구분의 아파트 공사가 중단됐으며,신규사업 신청은 한건도 없는 실정이다.

또 기존 아파트 단지 게시판마다 ‘매매’쪽지가 빼곡이 들어차 있으나 매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국내 경기침체로 부동산 시장이 완전 얼어붙었다”며 “장기간 이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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