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 왜 저렇게 컸니' 시샘 받는 18세 손연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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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손연재(18·세종고·사진)가 리듬체조의 본산 유럽에서 견제 대상으로 떠올랐다. 벨라루스·우크라이나 등 리듬체조 강국에서 손연재가 연기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프랑스체조협회(FFG) 매거진은 손연재를 4월의 표지 모델로 선정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손연재가 자국 선수를 위협할 만큼 성장했다는 판단에서다. 손연재는 16일(한국시간) 끝난 국제체조연맹(FIG) 이탈리아 페사로 월드컵에서 개인종합 11위(108.325점)를 차지했다. 2012 런던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지난해 프랑스 몽펠리에 세계리듬체조선수권대회(11위, 107.750점)보다 점수가 올랐다. 불가리아·벨라루스·우크라이나 선수들이 소수점 차이로 손연재에 불안한 우위를 지켰다. 6위부터 11위까지의 점수 차는 1.9점에 불과하다.

 손연재는 종목별로 상위 선수들이 겨루는 종목 결선에 꾸준히 진출하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리본 종목 결선에 올라 6위(26.950점)를 차지했고 지난달 말 열린 프랑스 티에 그랑프리에선 볼 4위, 2월 러시아 모스크바 그랑프리에선 후프 3위를 차지했다.

 상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면서 손연재는 ‘동양에서 온 예쁜 선수’에서 ‘경계 대상’이 됐다. 손연재의 에이전트 문대훈(IB스포츠)씨는 “유럽 국가들의 견제가 부쩍 심해졌다. 손연재의 연기를 동영상으로 찍어가고 자기들끼리 한국 선수 이야기를 한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FFG는 4월 매거진을 통해 ‘폭발적 성장(The irresistible rise)’이라는 제목으로 손연재를 4페이지에 걸쳐 소개했다.

 주변의 견제와 관심이 아직 경험이 부족한 손연재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손연재의 안무를 맡은 루시 드미트리바(불가리아)는 “이제 연재는 세계 10위권 선수들과 대등하게 경쟁하게 됐다. 긴장과 스트레스가 한층 심해지겠지만 이를 극복해야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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