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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직업이 ① 테마파크 디자이너

중앙일보

입력

테마파크 디자이너 박제영씨는 “놀이공원을 돌아다니면서 놀이기구의 사진을 찍은 뒤 컴퓨터에 옮겨서 여러 색을 입혀본다”고 설명했다.

직업의 종류를 많이 알면 알수록 직업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중앙일보 ‘틴틴중앙’은 미래 신(新) 직업의 종사자들을 만나 직업의 세계를 알아본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그 직업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지 들어본다. 직업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해 선정한 ‘신직업 80개’ 중에 골랐다. 첫 번째로 만난 직업인은 테마파크 디자이너 박제영(37)서울랜드 과장이다.

-테마파크 디자이너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테마파크에서 디자인과 관련된 건 거의 다 해요. 전반적인 컨셉트를 잡고, 놀이기구나 건물에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하고 색을 입혀요. 캐릭터를 만드는 건 물론이고, 퍼레이드를 기획하고, 테마파크에서 하는 공연 무대도 기획해요.”

-직접 어떤 일을 하셨나요.

 “봄은 튤립을, 여름은 물놀이를, 가을은 핼러윈데이를, 겨울은 눈을 테마로 꾸몄어요. (주변 건물과 놀이기구를 가리키며) 봄이니까 이렇게 화사하면서도 촌스럽지 않은 파스텔톤을 썼어요. 귀신 동산의 무서운 소품 일부와 놀이공원 내 조형물이나 퍼레이드를 하는 캐릭터들도 직접 디자인한 거예요.”

-작업하는 방법이 궁금해요.

 “디자인 작업 대부분이 컴퓨터로 이뤄져요. 컴퓨터를 통해 놀이공원 전체를 평면으로 펼쳐 봐요. 조화를 고려하면서 여러 색을 입혀 보죠. 이때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색이 나오기도 해요. 놀이공원을 돌아다니면서 놀이기구의 사진을 찍은 뒤 컴퓨터에 옮겨서 역시 여러 색을 입혀 봐요. 캐릭터는 디자인을 해 조각가에게 주고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상상력과 창의성이 중요할 거 같아요.

 “제 정신연령이 좀 어려요.(웃음) 초등 4학년인 아들과 자주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곤 해요. 어린이들이 제가한 디자인을 보고 웃음을 지을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동심을 잃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애니메이션, 공상과학(SF)영화, 공연을 자주 봐요. 귀신 동굴에 박쥐가 있는데 공포 영화를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었지요.”

-이 직업을 어떻게 갖게 되었나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어요. 제가 대학생 때만 해도 이 분야 전공자의 대부분이 광고나 출판사쪽으로 입사했어요. 그런데 전 캐릭터와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해서 친구가 ‘넌 테마파크쪽 일이 어울릴 것 같다’며 추천해줬어요. 제가 회사를 지원할 때 낸 포트폴리오가 테마파크가 추구하는 것과 잘 맞았어요. 전공은 꼭 디자인이 아니라도 미술쪽이면 상관없을 것 같아요.”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할까요.

 “무엇보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소질이 있어야 해요. 초등학생 시절부터 전 그림 그리는 것을 참 좋아했어요. 늘 스케치북을 갖고 다니면서 캐릭터를 그려서 친구들에게도 나눠주곤 했어요. 하지만 전 초·중학생시절 미술학원은 다녀본 적이 없어요. 미술을 전공하겠다는 꿈도 고교생이 돼서야 가졌지요.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께서 ‘미래에 유망한 직종 같다’며 디자인에 관한 자료를 많이 수집해 오셨어요. 그 자료들을 보면서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지요.”

-이 직업에 종사하는데 필요한 청소년기의 경험은 무엇인가요.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풍부한 경험을 하고, 사진도 많이 찍으세요. 많이 보고, 알고, 느낀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니까요. 기회가 되면 테마파크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 디즈니랜드에 꼭 가보고요. 물론 그 전에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지요.”

-어떤 역량을 길러 나만의 무기를 만들 수 있을까요.

 “영어 실력이요. 테마파크와 관련된 영어원서를 읽을 일이 많거든요. 그리고 조명에 관한 공부도 하고 싶어요. 조명에 따라 무대·캐릭터가 더 멋있어 보일 수 있거든요.”

<임선영기자 youngcan@joongang.co.kr 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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