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공동 마케팅 '비틀'

중앙일보

입력

주요 대기업들이 지난해 말부터 경쟁적으로 진출한 온라인 공동 마케팅 사업이 매출 부진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현대정유.LG텔레콤 등 11개 대기업들이 국내 최고의 온라인 공동 마케팅을 목표로 지난 5월 설립한 디지털랭크는 최근 대표이사 사장을 곽동수씨에서 김형덕씨(인터넷 전문가) 로 바꿨다.

이 업체는 업종별 대표 기업들이 인터넷 공동사업으로 비용 절감과 판촉 극대화를 꾀했으나, 출범한지 6개월이 넘도록 5만여명의 회원 확보에 그치고 경영 성과도 거의 없자 공동출자한 대기업들이 사장을 전격 교체했다.

㈜한글과컴퓨터가 올해 3월 LG캐피탈.현대멀티캡.한화.하나은행 등 1백여 대기업과 제휴해 운영한 ''예카'' 도 최근 사업을 일시 중단했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공동 사업을 추진했으나, 법인이 다르면 개인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는 법 조항(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등에 관한 법률) 에 따라 난관에 부닥쳤다" 라고 말했다.

또 대한항공.현대증권.LG전자 등 6개 대기업이 올 초 공동 참여한 마이비즈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해 대책을 마련 중이다.

회원사들이 공동 마일리지(상품구입 점수 누적제도) 를 도입해 참여 기업의 매출 증대를 노렸으나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교보증권.국민카드.한국통신프리텔 등 13개 대기업이 제휴해 올 3월 말에 설립한 포인트파크도 적자를 내고 있다. 그러자 이 사업에 참여했던 현대해상화재보험 등 일부 업체는 손을 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이승철 지식경제센터소장은 "대기업들이 수백만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온라인업체만 보고 타당성을 꼼꼼이 따져보지 않고 뛰어 들었다" 며 "인터넷 공동 마케팅이 성공하려면 구매력이 있는 주부와 중장년층 고객이 많아야 하는데 이들의 인터넷 이용이 기대한만큼 미치지 못한 점도 원인"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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