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도 미스 유니버스 나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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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세계적 미인 선발 대회인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성전환(트랜스젠더) 여성도 내년부터 출전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뀐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는 동성애자 인권단체인 남녀동성애자연합(GLAAD)과 함께 ‘태어날 때부터 여자여야 한다’는 대회 참가 규정을 수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문구를 바꿀지는 논의 중이다.

 조직위원회의 결정은 성전환 여성 제나 텔레코바(23·사진)의 미스 유니버스 캐나다 예선 출전 논란에서 비롯됐다. 텔레코바는 지난달 미스 밴쿠버 대회 결선에 진출했지만 성전환 사실이 밝혀지면서 중도하차 당했다. 텔레코바는 네 살 때부터 자신을 여성으로 인식했으며 14살 때부터는 호르몬 주사를 맞았고, 4년 전에는 성전환 수술로 여성이 됐다. 운전면허증·여권에 모두 여성으로 기재돼 있다. 그가 퇴출된 뒤 조직위원회에는 ‘차별’이라는 비판과 함께 2만 명 이상의 온라인 탄원서가 접수됐다. “텔레코바는 여성이며 다른 여성과 똑같이 대우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이었다.

 여론에 밀려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조직위원회의 결정을 번복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일 텔레코바의 대회 복귀가 확정됐다. 미스 유니버스 본선 진출 기회를 다시 얻은 것이다.

 폴라 슈가트 조직위원장은 “조직위는 모든 여성의 평등을 지지해 왔다”고 말했다. GLAAD는 “이번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의 결정은 올림픽 조직위원회, 미국 걸스카우트 등이 성전환자 차별을 철폐해 온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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