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로고가 시온 형상화한 것” … 올림픽 홈피 차단한 이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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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현재 이란에서 인터넷 주소창에 2012 런던올림픽 웹사이트인 ‘london2012.com’을 치면 이란 관영 통신사 웹사이트로 자동 연결된다. 이란 정부가 런던올림픽 웹사이트를 의도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영국 BBC는 이 같은 사실이 이란의 소셜네트워크(SNS) 사용자들을 통해 알려졌다고 10일 보도했다.

 이란 정부의 인터넷 통제가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이란에서는 신분증을 제시한 사람만 인터넷 카페 출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동안 이란 정부가 통제한 사이트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주로 SNS였다. 정치적인 의견이나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 등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였다. 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 사이트를 차단한 이번 조치는 의외다.

 왜 그랬을까. 런던올림픽 로고(사진)에 감정이 상했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 로고는 보라색으로 ‘2012’라는 숫자를 형상화했다. 그러나 이란은 이 로고가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을 지칭하는 히브리어 ‘시온(Zion)’을 본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슬람 국가의 공적(公敵)인 유대인들의 힘이 올림픽 로고 디자인에도 작용했다고 본 것이다. 이란은 지난해 런던올림픽 조직위에 대회를 보이콧하겠다며 로고의 변경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란 정부의 주장에 대해 런던올림픽 조직위는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해 왔다. 이란도 아직까진 선수단 파견은 예정대로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웹사이트를 열어줄 마음은 없는 것 같다. 그들의 눈에는 올림픽 로고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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