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버린 만큼 돈 내셔야 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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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내년부터 음식물 쓰레기도 일반 쓰레기처럼 종량제 방식에 따라 처리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지금은 일부 지역의 단독주택에서만 음식물 종량제가 실시되고 있지만 아파트를 비롯해 모든 주택과 음식점들도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에 따라 비용을 내는 방식이 도입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내년 1월 1일부터 서울 모든 자치구에서 아파트와 단독주택, 음식점을 대상으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실시한다고 10일 밝혔다. 현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18개 자치구에서 단독주택에 한해 종량제를 실시하고, 나머지는 정액제를 시행하고 있다.

 종량제가 도입되면 봉투·RFID(무선인식전자태그)·칩 등 3가지 방식으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을 부과하게 된다. 봉투 방식은 쓰레기 봉투처럼 음식물 쓰레기 전용 봉투를 이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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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FID 방식은 주로 아파트에서 도입할 예정인데,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 전파를 이용해 어느 정도의 무게가 버려지는지를 자동으로 인식한다. 아파트 주민이 개인 카드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장에 들어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 자동으로 무게를 인식해 아파트 관리비에 부과된다.

 칩 방식은 주로 개인주택에 적용되는데 음식물 쓰레기를 채운 전용 용기를 집 앞에 놓으면 구청에서 치워준다. 이때 전용 통에는 음식물 쓰레기 부피에 맞는 칩을 마트 등에서 구입해 붙이는데, 구청 요원이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면서 칩은 떼가게 된다. 서울시 서영관 자원순환과장은 “자치구별로 실정에 맞는 방식을 채택할 예정”이라며 “단독주택의 경우 주로 전용봉투나 칩 방식을, 아파트 의 경우 RFID 방식의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종량제로 바꿔도 처리비용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종량제를 적용할 경우 자치구에 따라 ㎏당 60∼70원의 처리비용을 받게 되는데 1인당 평균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하루 200g)을 감안해 4인 가구의 한 달 처리비용을 계산할 경우 1440∼1680원이 된다. 현재 아파트 관리비용에 부가돼 나오는 정액제 하의 처리비용이 평균 1500원임을 감안하면 엇비슷한 수준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종량제가 실시되면 1∼3인 가구는 정액제 방식보다 비용이 오히려 줄고, 식구가 많더라도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물을 빼는 방식으로 관리할 경우 지금보다 오히려 비용이 덜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번 조치가 2014년까지 서울의 음식물 쓰레기를 20%까지 줄여, 연간 195억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했다. 시는 전면 시행 전에 음식물 쓰레기를 발효·분쇄·건조시켜 쓰레기 양을 80% 이상 줄일 수 있는 감량기 설치사업도 시범 실시한다. 감량기는 단독주택에 설치하는 소형과 아파트에 설치되는 대형이 있다. 서울시는 설치 비용의 일부를 지원해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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