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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휜 홀 5개, 왼손잡이 위한 오거스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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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76회 마스터스에서 왼손 골퍼 버바 왓슨이 우승하면서 대회장인 오거스타 내셔널의 왼손잡이 편향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지난 10년간 그린 재킷을 입은 선수 중 절반이 왼손잡이다. PGA 투어와 유러피언 투어에서 왼손잡이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왼손잡이의 대표 격인 필 미켈슨(미국)은 오거스타 내셔널을 앞마당처럼 여긴다. 다른 메이저에서는 한 번밖에 우승하지 못했는데 마스터스에서는 3승(2004·2006·2010)을 거뒀다. 준우승 1회, 3위도 다섯 번 했다. 마이크 위어(캐나다)도 2003년 우승했다.

 마스터스에서 왼손 선수들이 유리한 건 왼쪽으로 휘어진 홀이 많기 때문이다. 오른쪽 도그레그는 하나뿐인데 왼쪽 도그레그는 5개다. 왼쪽으로 꺾인 홀에서는 왼쪽으로 휘어지는 샷을 쳐야 유리하다. 오른손잡이는 드로(draw), 왼손잡이에게는 페이드(fade)다. 그런데 높이 뜨고 런이 적은 페이드는 원하는 위치에 떨어뜨리기 쉽지만 드로는 통제가 안 된다. 톱스핀이 많이 걸리면서 런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입담 좋은 왕년의 프로골퍼 리 트레비노(미국)는 “페이드에게는 (‘멈춰’라고) 말을 해볼 수 있지만 드로는 전혀 말을 듣지 않는다”고 했다.

 오거스타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파 5에서 스코어를 줄여야 하는데 4개 중 2개가 왼쪽으로 휘어져 있다. 특히 꺾이는 각이 날카로운 13번홀에서 미켈슨은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왓슨은 버디만 3개를 잡았다. 오른손잡이들도 버디나 이글을 잡기도 하지만 드로를 치다가 페어웨이 왼쪽 개울이나 숲에 공을 빠뜨리는 선수가 허다했다. 타이거 우즈가 대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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