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도시 대구, 요우커에 손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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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서구 중리동 퀸스로드 모습. 서구청은 이곳과 섬유개발연구원·염색기술연구소 등을 연결하는 섬유 관광 프로그램을 6월 선보인다.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시 서구 중리동 서대구공단 입구. 서양풍의 2∼4층짜리 건물이 이어져 있다. 2003년 문을 연 패션타운 퀸스로드다. 이곳에 있는 100여 개 점포에서는 남녀 패션의류·스포츠웨어·신발 등을 판매한다. 가게의 절반 가량은 상설 할인매장이다. 휴일이면 가족 단위의 쇼핑객이 많다. 인근에는 섬유업체의 신제품 개발을 지원하는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한국염색기술연구소, 대구염색공단이 들어서 섬유산업 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이 일대를 연결하는 관광상품이 등장한다. 강성호 대구 서구청장은 9일 “서구지역에 밀집한 섬유 관련 시설을 둘러보는 섬유산업 테마관광 상품을 만들어 6월께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섬유를 테마로 관광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구청은 이를 위해 지난 3일 한국섬유개발연구원·한국염색기술연구소·서대구공단·대구염색공단·퀸스로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하고 시설을 개방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서구청이 만들고 있는 관광 프로그램 명칭은 ‘테마가 있는 섬유 스트림(stream) 산업관광’이다. 스트림은 물의 흐름처럼 이어지는 원사·제직·염색·봉제 등 섬유제품 생산공정을 말한다. 관광객은 섬유개발연구원에서 대구섬유의 역사와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이어 원사를 만드는 과정과 발열·항온·방습·항균 등 특수 원단을 볼 수 있다. 염색기술연구소에서는 문양 디자인 과정을 살펴보고 프린터로 디자인을 출력하는 체험도 한다. 인근 염색업체인 진영피앤티에서는 실제 염색과정을 볼 수 있다. 원사 생산에서 패션의류까지 전 스트림을 훑어볼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마지막 코스인 퀸스로드에서는 천연염색과 한지공예를 체험한다. 한복을 입고 모델이 돼 사진촬영도 할 수 있다. 서구청은 화장품·안경·스카프 등 지역제품으로 구성된 관광상품도 개발해 판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퀸스로드에 체험관을 설치하기로 했다. 또 중국·일본 출신 결혼이민여성 10명을 선발해 가이드로 활용한다.

  공략층은 중국인 관광객이다. 의류제품을 구매하려는 중국인이 많아서다. 퀸스로드에는 지난해 3000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다녀갔다. 퀸스로드의 김중기(45) 관리부장은 “섬유산업 관광이 지역의 섬유산업을 홍보하면서 제품 판매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도 섬유관광과 연계한 관광객 유치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팔공산 동화사와 대구사격장 등으로 유인해 최장 3박4일까지 머물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섬유도시 대구=폴리에스테르 등 화학섬유가 주종이다. 1990년대까지 세계 최대의 화섬직물 생산지로 꼽혔다. 대구·경북의 섬유업체는 1994년 말 기준 3596개(종업원 12만2600명)에서 2009년 말 2347개(4만1400명)로 줄었다. 섬유제품의 생산액과 수출액이 줄자 기능성 섬유와 산업용 섬유 등 첨단소재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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