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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토우의 그 개 ‘동경이’ 천연기념물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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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우리나라 토종개인 ‘경주개 동경(東京)이’가 천연기념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4일 동경이를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4일 밝혔다. 동경은 고려시대 경주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로써 ‘진도의 진돗개(천연기념물 제53호)’와 ‘경산의 삽살개(천연기념물 제368호)’에 이어 견공(犬公)으로는 세 번째 천연기념물이 될 전망이다. ‘경주개 동경이’는 『삼국사기(三國史記)』 『동경잡기(東京雜記)』 등 옛 문헌에 등장하는 개로 신라고분에서 토우(土偶·흙인형)로 발굴되기도 했다. 현재 경북 경주에서 사육되고 있으며 꼬리가 짧거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성격은 진돗개보다 온순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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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재청은 “동경이는 꼬리 모양이 과거 문헌기록에 묘사된 토종개와 일치하고, 유전자 분석에서도 한국 토종개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1982년 발간된 국어 대사전 등에도 “옛날 경주 지방에 많았던 개를 지칭한다”고 나와 있다.

경주개 동경이(왼쪽)가 멧돼지와 싸우는 모습을 형상화한 신라시대 토우. 동경이가 사냥개로 쓰였다는 증거다. [사진 한국동경이보존협회]

 동경이는 2006년 혈통 보존 작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멸종 위기에 처해 있었다. 사단법인 한국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는 2007년부터 경주 지역 60여 농가에서 동경이 사육을 위탁해 왔다. 현재 품종 고정화 작업을 거친 동경이는 306마리다. 평균 키(체고)는 44~50㎝, 가로 길이(체장)는 52~55㎝, 몸무게는 14~18㎏으로 진돗개보다 약간 작다. 보존협회장인 동국대 최석규(생태교육원) 교수는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개 모양의 토우 중에서 60%가 꼬리가 짧거나 없는 것으로 보아 신라 귀족층이 키운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천연기념물=학술 및 관상적 가치가 높아 그 보호와 보존을 법률로 지정한 동식물의 종과 서식지, 그리고 지질 및 광물을 가리킨다. 문화재청은 지정 예고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듣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를 거쳐 천연기념물로 지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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