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돋보기] 경기속보지표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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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읽는게 어렵다구요? 꼭 그렇진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표로도 경기흐름을 읽어낼 수 있답니다.

고속도로가 예전보다 덜 막힌다거나 백화점이 덜 붐빈다거나 하는 현상도 경기가 나빠지는 징조일 수가 있지요.

정부도 경기를 분석할 때 이같은 지표를 참고하고 있습니다. 이를 '경기 속보(速報)지표' 라고 부릅니다.

속보지표라고 하는 이유는 통계청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실물지표인 '산업활동 동향' 보다 보름정도 일찍 집계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경기속보 지표 가운데 하나인 수돗물(공업용수)사용량을 볼까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올해 2분기는 19.2%, 3분기는 7.0% 증가했던 수돗물 사용량이 10월 들어선 2.1%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이를 보면 '공장 돌아가는 게 예전만 못하구나' 하는 짐작이 가능하겠지요.

4대 매체(TV.라디오.신문.잡지)에 들어가는 광고비도 경기전망에 유용합니다.

회사 자금사정이 나빠지면 광고비를 우선적으로 줄이겠지요. 올해 1분기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6%나 증가한 광고비가 10월에는 15.5% 증가에 머물렀습니다.

이밖에도 산업용 전력소비량.고속도로 통행량.에너지소비량.5대백화점 판매액.레미콘 및 시멘트출하량.철도 및 항공화물 수송량 등이 속보지표로 사용됩니다.

이런 경기속보 지표들은 가끔 실제 체감지표와 차이가 많이 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공식지표와는 달리 참고용으로만 사용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체감경기가 나빠졌다는 10월의 고속도로 통행량은 9천4백24만대로 지난해 같은 달(8천77만대)보다 오히려 16.7% 늘었답니다.

경제가 어려워도 단풍구경 등 행락차량은 여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더군요. 경제가 나빠져도 정작 힘겨운 사람들은 따로 있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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