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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한 편의 공연 … 유권자·후보 모두 주인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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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송승환 하면 ‘난타’가 절로 떠오를 것이다. 요즘 세대는 배우 송승환은 몰라도, 공연 ‘난타’는 들어본 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배우로서는 비극이고, 제작자로선 희극이다. 올해는 ‘난타’ 탄생 15주년이 되는 해다. ‘난타’를 시작할 때 고려했던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연극으로 해외 공략을 하려니 우선 언어장벽이 걸렸다. 그래서 대사가 필요 없는 비언어극으로 꾸몄다. 또 하나는 부족한 자본력이었다. 그래서 한국적이고 독특한 소재를 택했다.

 ‘난타’의 기획 포인트는 적중했다. 현재 ‘난타’는 274개 도시에서 2만1000여 회의 공연을 이어 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700만 명의 관객을 끌어들였고, 그중 70%가 외국인이었다. “문화는 사치가 아닌 산업동력”이라는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난타’가 증명해 낸 것이다. 19대 총선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지금, ‘문화는 사치’라는 오해를 받아 왔던 것과 같은 연장선에서 선거와 투표를 생각해 봤다.

 선거 뒤에 자연스레 부정부패라는 말이 따라올 정도로 과거 선거는 부정부패로 얼룩져 있었다. 하지만 요즘의 선거문화를 보면 부정부패란 말은 점점 옛말이 돼 가는 것 같다. 이제 선거는 부정부패가 아닌 공명이라는 생각이 널리 퍼지고 있다. 과거에 비해 한층 깨끗하고 공명해진 선거문화를 보면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무관심이다. 유권자 가운데는 후보자의 공약은 물론 아예 자신의 지역구에 어떤 후보자가 출마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도 더러 있다. 후보자도 마찬가지다. 실현 가능성에는 관심을 두지 않은 채 듣기 좋은 공약만 늘어놓는 이들이 적잖다.

 그러나 당선 자체에만 몰두하는 후보자는 유권자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다. 선거에서는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 후보자의 진심 어린 공약 등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선거는 후보자와 유권자가 호흡을 잘 맞춰야 하는 한 편의 연극과 같다.

송승환 배우·공연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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