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자구방안·현대그룹 재편 방안 발표

중앙일보

입력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17일 오후 2시께 현대건설의 자구방안과 현대그룹의 재편 방안을 발표한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서울 계동 현대사옥을 매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 현대건설 자구방안이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17일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에게 전화를 걸여 계동 사옥을 외부에 파는 것은 문제가 있으니 중공업이 매입하라고 권유했으나 확답을 받지 못했다" 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분을 갖고 있는 외국계 은행과 시민단체.사외이사 등이 계동 현대사옥 (감정가 1천7백억원 상당) 매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서울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4백명 정도인데 14층짜리 대형 건물을 사옥으로 매입해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계동 현대 사옥을 매입하는 대신 보유하고 있는 현대전자 지분 (7.01%) 을 팔아 현대건설의 다른 자산을 사는 것을 포함한 제3의 방법으로 현대건설을 지원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또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전자 지분을 살테니 그 자금으로 현대상선이 현대건설을 도와주라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대가 마련한 현대건설 자구계획안은 충남 서산농장 위탁매각 (6천억원 상당) ,정몽헌 회장의 사재 출자 (4백억원 상당)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 2.69% (9백40억원 상당) 매각,현대건설 보유 인천철구 공장 (4백20억원 상당) 매각 등이다.

현대는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현대전자 부문을 2002년까지 계열분리하고 그룹을 현대건설과 현대상선.현대아산을 주축으로 재편하는 내용의 그룹 발전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 고위 관계자는 "당초 17일 오전에 발표하려 했으나 현대중공업과의 협의를 진행 중이어서 오후에나 발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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