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덱스 2000] 주목받는 국내 제품 - 1

중앙일보

입력

세계 각국의 기발한 첨단 제품들이 대거 선을 보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추계 컴덱스 전시장에는 외국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돋보이는 한국 제품들이 적지 않다.

이번 컴덱스에는 지난해보다 갑절 이상 증가한 1백80여개 국내 업체가 참여해 미국, 일본, 대만에 이어 4번째로 많은 규모이다.

이들 기업중 90% 이상이 최근 벤처열풍을 타고 급증한 벤처기업들로 그동안 밤을 새며 갈고 닦은 기술을 이번 세계 최대의 IT 경연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컴덱스에서 눈길을 끌고 있는 국내 제품을 소개한다.

△애니유저넷의 사이버전화국= 기존에 사용하는 일반 전화번호를 그대로 인터넷 상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인터넷 전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일반 전화번호를 애니유저넷의 사이트(http://www.anyuser.com)에 등록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탕에는 애니유저넷 사이트를 전세계 사이버 전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깔려있다.

인터넷을 통해 전화를 걸때는 단지 집이나 사무실 전화 번호 앞에 # 버튼을 누르면된다.

이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VoIP(음성데이터통합)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이다.

국내에서도 다이얼패드, 와우콜 등 IP(인터넷 프로토콜)를 이용한 인터넷 전화서비스가 있지만, 별도의 ID를 등록해야 하고 PC에서 PC로 전화를 거는 `웹투웹'' 방식으로 헤드셋과 마이크가 필요하다.

이번 컴덱스에서는 지난 97년부터 웹투폰 방식의 서비스를 하고 있는 `넷투폰''이 참가했고 시스코사가 폰투폰 방식의 인터넷 전화 시스템을 선보이는 등 어느때 보다도 이 분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애니유저넷은 기존 전화번호를 인터넷에 등록해 IP전화로 사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유일하다며 경쟁사와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애니유저넷의 타킷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전세계 시장. 현재 약 7천900억달러(한화 790조)에 달하는 일반 유선 전화망 시장은 앞으로 1∼2년 안에 IP 전화시장으로 상당 부분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몇% 만 차지해도 엄청나다는 것이 애니유저넷의 판단이다. 애니유저넷은 이번 컴덱스에서 사업모델과 제품 성능 및 시장규모 등을 인정받아 미국의 벤처캐피털 및 소비재 유통회사인 MPO사로부터 200만달러의 투자 유치를 받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이번 컴덱스에서 한국과 미국을 대상으로 동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내년초 정식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년말까지 미국에서 1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전세계 30개국에 서비스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한국법인의 최대업 사장은 "이번 컴덱스에서 미국 정부 및 통신업체 관계자들이 대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어려운 국내 환경보다는 외국에서 활로를 찾은 것이 적중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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