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대우 계열사 빨리 청산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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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대우의 12개 계열사가 경영개선 기미가 없는 만큼 하루빨리 청산.매각 등의 방식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IMF는 이와 함께 한국 경제는 올해 경제성장률 9.5%, 경상수지 흑자 1백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나 내년에는 성장률 5.5%에 경상수지 흑자는 50억~60억달러로 줄어들면서 급격한 경기후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15일 재정경제부는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열린 IMF와의 정례협의 과정에서 이같은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IMF는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 "대부분의 한국 기업이 국제기준에 비춰볼 때 부채가 너무 많고 수익률도 낮은 상태" 라고 전제하고 "회생이 어려운 기업들은 과감하게 법정관리에 집어넣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가 사전조정 제도를 속히 도입해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이와 함께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한 6개 은행의 회생방안을 마무리짓고, 이를 이른 시일 내에 처리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 중 하나" 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공적자금 추가조성 규모를 당초 예정인 40조원보다 늘리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고 조언했다.

IMF는 또 "내년 경기가 급랭할 경우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재정지출을 늘리고, 통화정책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파급효과를 억제하는 쪽으로 펼쳐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IMF는 2차 외환거래 자유화는 대외거래를 촉진하고 금융시장 발전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환영하며, 집중투표제.소액주주권 강화.사외이사 요건 강화 등을 담은 기업지배구조개선안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용덕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번 협의는 자금인출에 따른 정책협의가 아니라 IMF 회원국이면 매년 실시해야 하는 연례협의로 IMF의 권고를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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