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정씨 3형제 만날까…]

중앙일보

입력

현대건설의 자구방안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 형제간 만남과 화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정몽헌 회장으로선 자구방안을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데 정몽구 회장의 도움을 받아야 할 입장이다. 상장하지 않은 현대아산 주식을 처분하는 데 현대차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채권단도 은근히 바라는 모습이다.

현대그룹은 정몽헌 회장이 지난 9, 10, 11일 현대차의 서울 양재동 신사옥으로, 12일에는 한남동 자택으로 정몽구 회장을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몽헌 회장이 갑자기 정몽구 회장을 만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일부에선 동정론을 등에 업고 현대차의 현대건설에 대한 지원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몽구 회장측 입장은 단호하다.

한 측근은 "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이 어려움을 겪는 데 대해 안타까워 하고 있지만 정몽헌 회장을 만나는 것을 내켜 하지 않으며 만나더라도 지원은 곤란하다는 입장" 이라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측은 적절한 시기에 화해하겠지만 자구방안 발표 전에 만날 경우 현대건설을 지원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의 지분조정 과정에서 정몽헌 회장과 갈등을 빚었던 정몽준 고문은 최근 대체로 협조적인 관계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 6일 현대 사옥에서 만났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鄭고문은 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을 살려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현대건설이 자구방안으로 내놓은 현대중공업 지분(6.93%)과 현대정유 지분(4.59%) 1천6백10억원 어치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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