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바닥 다지던 주가 '미국 대선 파편'

중앙일보

입력

최근 2주 동안의 주가 추이는 '전약후강(前弱後强)' 의 모습이다.

주 초반 약세로 시작해 후반 강세로 돌아섰다는 얘기다.

예컨대 월요일인 지난달 30일 종합주가지수는 504.73.이전 주말보다 하락한 수치다. 그러나 이튿날부터 오르기 시작해 금요일인 지난 3일 560선을 넘어섰다.

다시 월.화요일인 6, 7일 560선이 무너졌다가 주 중반 이후 올라 565를 훌쩍 넘었다. 코스닥지수도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또 다시 월요일인 13일, 공교롭게도 지수는 급락세였다. 과연 이번 주에도 '전약후강' 의 추이를 보일 것인가.

◇ 대내적 요인은 '긍정' , 대외적 요인은 '우려' 〓국내 여건은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는 것이 증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말 이후 연 11일째 순매수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고객 예탁금도 지난달 27일 저점인 6조9천억원 이후 자금유입이 지속돼 7조원을 훨씬 웃돌고 있다. 게다가 금리하락으로 인해 대체 투자수단으로 추가 자금유입이 가능할 수도 있다.

문제는 불투명한 대외여건. 미국 대선의 향방이 종잡을 수 없는 길을 걷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주말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유가도 부담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내년 동절기 후 가격 급락에 대비한 감산조치를 논의 중이다.

LG투자증권의 박준성 연구원과 세종증권의 윤재현 연구원 등은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국내 여건은 긍정적이나, 대외적인 변수는 시장전체의 흐름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고 지적했다.

朴연구원은 이어 "그러나 미국 증시의 급락세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주 중반 이후 반등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고 덧붙였다.

◇ 증시 방향키는 현대건설〓구조조정이란 국내 변수는 여전히 불확실하기 때문에 부담이 되고 있다.

굿모닝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지난 주 주식시장이 0.85% 상승에 그쳐 정부의 부실기업 발표가 상승기회로 작용하지 못한 것은 현대건설 처리 유예에 기인하는 바 크다" 고 분석했다.

동원경제연구소 관계자도 "며칠 내로 현대가 자구안을 내지 않으면 당장 무슨 조치를 취할 것 같던 정부가 현대의 버티기에 구체적인 대응을 하지 못해 시장은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다" 고 지적했다.

이 연구소 강성모 연구원은 특히 "미국 대선의 경우 50개주의 개표결과보다 플로리다 수백표의 차이가 '세계 대통령' 을 결정하게 됐듯이 52개사의 부실기업 판정보다 현대건설 하나의 처리가 주가를 좌우하는 방향키" 라는 입장이다.

KTB자산운용의 장인환 사장은 "현재 국내 증시는 절대로 침체장은 아니다" 고 전제, "그러나 대내외적인 변수들이 서로 엉켜있어 지수는 530~540에서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하다" 고 말했다.

張사장은 그러나 "추가 공적자금이 국회를 통과하고 미국 대선이 마무리되면 이같은 조정국면에서 상승할 것으로 본다" 고 전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