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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니 쫓다 지쳤나 … 샌토럼, NYT에 폭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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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건강보험개혁법’ 위헌 심리가 시작된 26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주자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 워싱턴 대법원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요즘 초조하다. 선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대의원 확보 숫자에서 배 이상 차이로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지를 선언하는 등 롬니 대세론엔 힘이 실리고 있다.

 갈 길이 바빠서일까. 샌토럼이 자신의 발언을 왜곡한다며 진보 성향의 뉴욕타임스 기자에게 막말을 퍼부어 구설에 올랐다.

 샌토럼은 일요일인 25일 오후(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유세 중에 주지사 시절 오바마와 유사한 건강보험 정책을 편 롬니를 겨냥해 “왜 우리가 공화당원 같지 않은 사람을 후보로 뽑아야 하느냐”며 “그는 버락 오바마의 대항마로 나설 수 있는 최악의 공화당 후보”라고 비판했다.

유세가 끝나고 지지자들 틈에서 사인을 하는 샌토럼에게 뉴욕타임스 기자가 다가가 “최악의 공화당 후보라는 말이 무슨 의미냐”고 물었다. 그러자 대뜸 샌토럼은 “롬니의 건강보험 정책으론 오바마를 이길 수 없다고 얘기한 건데 무슨 소리냐. 왜곡 좀 그만해”라고 화를 낸 뒤 기자를 향해 “헛소리하지 말라(Bull shit)”는 비속어를 사용했다. 그의 발언은 TV로 그대로 중계됐다.

 샌토럼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26일 오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선거유세 동안 뉴욕타임스 기자에게 욕을 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공화당원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뒤이어 워싱턴을 방문해서도 뉴욕타임스 기자와 마주치자 “너희들은 소금이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뉴욕타임스는 공화당에 비판적인 진보 성향의 언론매체로 알려져 있다.

그런 뉴욕타임스를 연이어 작심하고 비판한 샌토럼의 발언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미 언론들 사이에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샌토럼에게서 비속어를 들은 뉴욕타임스의 제프 젤레니 기자는 한 방송에 출연해 “정치인들이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 언론을 마구잡이로 공격하는 건 상투적인 수법”이라며 “샌토럼의 언행도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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