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우수선수 퀸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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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 퀸란(32.현대)이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외인용병'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백인용병 퀸란은 7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홈런 2개를 포함, 3안타로 혼자 6타점을 뽑아 현대 유니콘스의 정상 탈환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3연승 뒤 3연패로 우승 문턱에서 좌절할 뻔했던 팀의 마지막 7차전 6득점을 자신의 방망이 하나로 다 얻은 것이다.

당연히 기자단 투표결과, 총 유효표 60표중 46표를 얻는 압도적 지지로 2위 김수경(14표.현대)을 제치고 한국시리즈 최고의 선수라는 영예를 안았다.

MVP 뿐 만 아니라 프로 원년인 82년 OB(현 두산)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김유동(OB)이 세운 시리즈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 기록까지 세웠다.

퀸란은 0-0으로 맞서던 7차전 2회말 1사 1,2루에서 2타점 중전안타로 선취점을 뽑더니 4회말 1사 1,3루에서는 3점 좌월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또 승부가 기울어진 8회말에는 1점 홈런으로 MVP를 예고하는 축포를 쏘았다.

지난 시즌을 끝내고 현대가 퀸란을 뽑을 때만 해도 탄탄한 수비만 봤을 뿐 방망이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퀸란은 올 시즌 한화와의 개막전에서 3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우즈(두산)에 이은 또 하나의 용병 거포로 등장했다.

정규리그 내내 홈런 레이스를 뜨겁게 달궜던 퀸란은 37개로 박경완(40개.현대)과 우즈(39개)에 뒤 이은 3위에 올라 파워 배팅을 과시했다.

타격 뿐만 아니라 내야 수비중 가장 처리하기 곤란한 타구가 몰리는 `핫코너' 3루를 맡아 완벽한 수비를 해냈다.

칭찬에 인색한 김재박 감독도 퀸란의 수비에 대해 "메이저리그에서도 저 정도하는 선수는 없다"고 극찬을 할 정도다.

이미 내년 시즌 현대 잔류를 확정지은 퀸란은 "한국 프로야구 데뷔 첫해에 소속팀이 우승해 기쁘다"고 순박하게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굳게 쥐어진 그의 주먹에서 내년 홈런왕에 대한 의지를 엿 볼 수 있었다. (수원=합뉴스)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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