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3종] 82세 노튼 데이비 완주

중앙일보

입력

"레이스를 시작하는 순간 나이가 82세 아닌 28세가 된 느낌이었다."

이팔청춘 젊은이도 감히 도전장을 내밀기 힘든 철인3종 경기에서 82살의 노인이 완주에 성공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오션사이드에 사는 노튼 데이비는 지난 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 비치에서 벌어진 이스즈 아이언맨 대회에서 수영 3.8㎞, 사이클 1백80㎞, 마라톤 42.195㎞를 18시간20분에 완주해냈다.

비록 제한시간인 17시간을 넘어 순위에 들지는 못했지만 데이비는 지난 5월 캘리포니아에서 벌어진 아이언맨 트라이애슬론 대회에서 완주에 성공한 빌 벨(77.미국)의 나이를 5세 뛰어넘으며 역대 최고령 완주자로 기록됐다.

지난해 이 대회에 처음 참가하면서 철인3종 경기에 입문한 데이비는 골인 지점을 13㎞ 남겨놓고 기진맥진, 중도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그러나 데이비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올해 또 도전장을 내밀어 첫 관문인 수영 코스를 1시간58분에 통과했지만 사이클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갑자기 불어닥친 세찬 바람과 고온이 데이비의 진을 빼면서 결국 제한시간 5분을 초과, 탈락 위기를 맞았다.

데이비는 "끝까지 뛰게 해 달라" 며 애원했고 대회본부도 데이비의 간곡한 요청을 받아들여 마라톤을 계속케 했다.

데이비는 현지시간으로 오전 1시20분 18시간여 만에 결승선을 통과, 북미철인협회 그레이엄 프래저 회장을 비롯한 50여 대회 관계자의 박수와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데이비는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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