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주치의] 강남리즈산부인과 권소영 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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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34세 주부입니다. 나이도 있고 주변에서 아이가 안 생겨 고생하거나 임신 초기에 유산 하는 사람들을 봐서 걱정이 됩니다. 임신을 하기 전 받아야 할 검진 종류와 생활습관이 궁금합니다. 또 임신 초기 유산을 예방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십시오. -김원영(강남구 역삼동)-

A. 안녕하세요. 흑룡의 해에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는 여성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아프거나 임신했을 때 병원을 찾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임신 전 검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찍 준비하려는 현명한 자세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우선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임신 전 검사가 필요합니다. 임신 3~6개월 전에 검사해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이상이 발견될 경우 미리 치료하거나 예방접종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초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출산 연령도 늦어지고 있습니다. 고혈압·당뇨와 갑상선·신경정신과 질환 같은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여성은 전문의와 긴밀하게 협조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약제를 태아에게 해롭지 않은 것으로 점차 바꾸고 임신을 준비하기 바랍니다. 예비 임신부를 위한 필수 검사는 크게 각종 질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혈액검사와 자궁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초음파·자궁경부암 검사가 권장되고 있습니다. 혈액검사를 통해서는 빈혈·간염·에이즈·풍진항체·매독혈청 여부와 간·신장·갑상선기능 이상 유무를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풍진항체검사는 필수로 챙겨야 합니다. 만일 임신 초기 여성이 풍진에 걸리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염되어 선천성 기형, 백내장, 심장질환 같은 선천성 풍진증후군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풍진에 대한 항체가 없을 땐 예방접종을 해야 하며, 접종 후 최소 한 달간 피임을 권하고 있습니다.

 자궁은 임신과 출산을 가능하게 해주는 여성의 상징 그 자체입니다. 그만큼 임신과 출산을 앞둔 여성이라면 자궁을 소중히 관리해야 합니다. 자궁 건강을 위해서는 초음파·자궁경부암 검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초음파 검사로는 자궁 근종, 기형과 난소 종양 등의 질환 유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생리통이 심하거나 생리량이 많은 경우라면 자궁이나 난소에 혹이 있는 것은 아닌지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또 자궁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가 자궁경부암입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경부에 발생하는 암으로서 산부인과 진찰 시 간단하게 질을 통해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자궁경부 표면에서 떨어져 나오는 세포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세포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로서 마취나 방사선 장비가 필요한 다른 암 검진에 비해 간단하게 받을 수 있으니 겁낼 필요 없습니다.

 만약 임신부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모른 채 자연분만하면 아기에게 수직감염이 되어 재발성호흡기유두종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재발성호흡기유두종은 소아에게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양성후두종양입니다. 목이 쉬고, 천명이 생기거나 기도가 일부 막히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수술 또는 백신으로 치료할 수 있으나 완치는 어렵기 때문에 건강한 아기 출산을 위해서 임신 전 미리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해야 합니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인유두종바이러스를 차단해 암 예방효과를 거둘 뿐 아니라 인유두종바이러스로 인한 질암, 외음부암, 생식기 사마귀까지 예방할 수 있습니다. 만일 접종 중간에 임신했다면 임신 기간엔 쉬었다가 출산 후 남은 횟수만 접종하면 되며 모유를 먹이는 중에도 접종할 수 있습니다.

 임신 전 검사 후 계획대로 임신을 했다면 건강한 출산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임신 초기에는 무리한 일이나 잘못된 생활태도로 인해 유산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진찰 및 검사로 태아 발육 상태와 임신부 건강을 체크하는 게 중요합니다.

-강남리즈산부인과(강남구 역삼동) 권소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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