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케네디 암살계획 미리 알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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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963년 11월 22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링컨컨티넨털 오픈카를 타고 퍼레이드를 벌이던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 대통령이 저격당했다.

범인은 해병대 저격수 출신 리 하비 오스왈드. 그러나 그 역시 나이트클럽 사장 잭 루비에 의해 살해당하자 케네디 암살을 둘러싼 음모론이 꼬리를 물었다.

대표적인 게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86·사진) 전 국가평의회 의장의 사주설이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집요하게 자신을 암살하려 하자 위협을 느낀 카스트로가 역공을 했다는 얘기다.

 그런데 카스트로가 최소한 케네디 암살계획을 미리 알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CIA 라틴아메리카 지부 간부로 일하다 현재 마이애미대학 쿠바-아메리카학과 선임연구원인 브라이언 레이텔 교수는 다음 달 출간될 『카스트로의 비밀: CIA와 쿠바의 정보기계』라는 저서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마이애미헤럴드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따르면 카스트로는 케네디가 암살된 당일 쿠바 정보당국에 다른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텍사스에서 나오는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거기에 집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이후 4시간 뒤 케네디는 암살당했다.

 카스트로가 케네디 암살을 미리 눈치챈 건 오스왈드가 멕시코시티의 쿠바 대사관에 가서 자신의 계획을 직접 발설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주장했다. 오스왈드는 옛 소련에 망명하려다 실패한 뒤 쿠바 망명을 시도했으나 거부당했다. 그러자 그는 “케네디를 암살해 쿠바 공산당에 대한 충성심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공언했다는 것이다. 카스트로는 이를 알고 있었으나 비밀에 붙이고 예의주시했다는 게 레이텔의 주장이다.

 레이텔 교수는 “카스트로가 암살을 명령했거나 사주했다고는 말하지 않는다”며 “다만 카스트로는 케네디를 두려워했고 그의 죽음을 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서에서 독을 묻힌 시가나 펜, 조개 등을 이용한 CIA의 카스트로 암살 공작도 자세히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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