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T, 비즈니스 본격 국제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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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구조조정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된 일본 전신전화(NTT) 그룹이 최근 비즈니스 국제화에 본격 나서고 있다.

NTT 그룹은 자회인 NTT 커뮤니케이션스(NTTC)와 NTT 도코모를 통해 아시아, 유럽, 미국의 통신기업 지분을 이미 인수했거나 인수를 추진 중이고 제휴관계도 모색하고 있다.

국제 및 장거리 전화부문 자회사인 NTTC는 이미 지난 8월 미국의 인터넷 서비스업체(ISP)인 베리오사(社)의 지분 100%를 6천억엔(한화 약 6조3천억원)에 인수해 국제 통신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스즈키 마사노부 NTTC 사장은 1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과의 회견에서 "베리오 인수로 NTTC가 세계적인 통신기업으로 성장할 토대가 마련됐다"고 자평하면서 "NTTC는 유럽이나 미국 기업에 비해 후발주자이지만 베리오를 이용, 유럽과 미국의 통신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즈키 사장은 베리오 인수 가격이 너무 높다는 주장이 대해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고려해 결정했다"면서 "통신 서비스가 점차 복잡해지고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적합한 인수기업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회사인 NTT 도코모 역시 의욕적으로 국제화를 추진, 이미 6천5백만엔의 자본을 유럽과 아시아 통신기업에 투자한 데 이어 곧 비슷한 액수의 자본을 미국과 아시아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NTT 도코모는 지난해 12월 이후 지금까지 영국의 통신회사 허치슨 3G 홀딩스의 지분 20%, 홍콩의 이동전화기업 허치슨 텔레폰 지분 19%, 네덜란드의 이동전화회사 KPN 모빌 지분 15%를 인수했다.

추가 자본이 투자될 기업의 명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소 5천억엔이 투자될 것으로 보이며 지금까지와는 달리 지분 인수와 함께 전략적 제휴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쓰지무라 기오유키 NTT 도코모 국제비즈니스 담당이사는 "시장규모와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미국시장 진출에 역점을 두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시아와 유럽에 대한 투자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쓰지무라 이사는 또 "국가당 한 개의 기업에만 투자하고 지분의 일부만 인수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면서 "이는 인터넷 기술과 시장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NTT는 지난해 7월 구조조정을 통해 지주회사와 지역통신회사인 NTT 동일본, NTT서일본, NTTC 등 4개사로 분할됐고 지주회사가 NTT 도코모의 지분 67%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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