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방송위, iTV 권역외 불허 방침 유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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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원회가 오는 11월부터 종합·중계유선을통한 지상파 방송의 권역외 송신을 불허키로 했던 방침을 사실상 유보했다.

방송위는 지난 7월 발표한 `종합·중계유선방송 채널운용에 관한 행정지침'을통해 경인방송(iTV) 등 지상파방송의 역외 재송신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다만 시청자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10월말까지 단속을 유예키로 했다.

그러나 방송위는 유예기간 종료시점인 31일 현재 역외 재송신 금지와 관련해 뚜렷한 후속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방송위는 당초 방침에 따라 11월부터 단속에들어간다고 밝히고 있지만 방송계는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방송위 관계자는 "법과 현실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합·중계유선을 통한 지상파 방송의 역외 재송신 금지가 경인방송의 문제로 모아지고 있는데 따른 부담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방송위는 경인방송측이 제기한 행정지침의 시정요구에 대해 재심의를하면서 이 기간에 종합·중계유선을 통한 역외 재송신을 사실상 유지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경인방송은 지난 2년여 동안 종합·중계유선방송망을 통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박찬호 경기 등을 전국에 송출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광고판매 등 수익발판을 마련하려는 경인방송에게 방송위의 역외 재송신 불허방침은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조치이다.

대부분의 지역민방은 SBS의 프로그램을 80%정도 편성하고 있지만 경인방송은 프로그램을 100% 자체 조달하고 있다. 방송권역이 겹쳐 SBS 프로그램을 받을 수 없는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같은 요인들로 인해 경인방송은 지난 97년 개국한 뒤 현재 700억원 정도의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방송위가 역외 재송신 금지조치를 강하게 집행하지 못하는 것은 경인방송의 이같은 경영상태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와 관련해 경인방송 관계자는 31일 "방송권역 유지는 방송법보다는 전파법상의 문제여서 지상파와 매체가 다른 유선을 통해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것은 전파월경의 문제와 다르다"면서 "종합·중계유선을 통한 역외 재송신 금지와 관련된 방송위의 행정지침에 대해 계속 재심의를 요청하고 나름대로 대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정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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