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이라 찬퐁상의 인디아뷰] 인도 경제 회복 기미 . 외국 투자가 입질 시작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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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지난해 인도 증시는 부진했다. 하지만 올 들어 두 달간 인도 센섹스 지수가 15% 급등하며 올해 인도 주식시장에 대해 기대감을 갖게 했다. 특히 1월 한 달에만 11%나 올랐다. 이는 1994년 이후 월간 상승폭으로 가장 높다. 루피화도 1월 한 달 동안 미 달러화 대비 7% 평가절상됐다. 이 역시 1980년 이후 월간 최고치였다. 인도 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세계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강한 매수세가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인도 경제와 증시의 최대 화두는 인플레이션이었다. 11월까지 도매물가지수(WPI) 상승률이 9%를 넘나들었다. 다른 신흥국에 비해 매우 높았다. 인도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모두 13번, 총 3.7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식품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도매물가지수 상승률이 7.5%로 안정됐다. 이에 따라 인도 중앙은행이 올 1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지급준비율(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아들인 예금 중에서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을 인하했다. 인도가 긴축 완화로 돌아섰다는 기대가 높다.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다소 둔화돼 있다. 높은 금리, 신용 유동성 위축으로 소비와 투자가 주춤하며 2011년 경제성장률은 3년 만에 가장 낮은 7%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가 57.5를 기록, 지난해 12월의 54.2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업활동이 지난해 11월을 저점으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인다는 점은 매우 좋은 신호다. 정부 정책 측면에서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 큰 변화는 피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올해 인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에 이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세계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다. 올해 인도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산업생산의 회복 여부와 인플레이션이다. 많은 전문가가 예상하듯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둔화된다면, 수요 감소로 원자재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도 더 하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플레이션은 다른 어떤 요인보다 인도 증시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 기업실적의 악화는 이미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주가(밸류에이션) 매력도 높아졌다. 무엇보다 인도의 장기 성장 스토리를 뒷받침하는 ▶젊은 인구 구조 ▶급격한 도시화의 진행 ▶낮은 가계부채 수준 ▶탄탄한 내수소비 성장 등이 지금도 유효하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도는 항상 주목해야 할 대표적인 이머징 마켓이다.

티이라 찬퐁상 피델리티 월드와이드 인베스트먼트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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