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당분간 손-최 양체제 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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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당분간 손길승 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쌍두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은 30일 그룹 출입기자 간담회를 갖고 '현재 그룹 경영구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그룹 경영은 운영의 묘가 우선돼야 하며 그룹의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는 것은 이 시점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 당분간 양 회장 체제가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최 회장은 자신의 그룹내 역할에 대해 '구조조정을 주도적으로 맡아 구조를 급격히 바꿔야할 부문을 찾아내 회생여부를 판단하고 실행에 옮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내년 그룹경영계획과 관련 '내년 세계경기가 미국경기의 연착륙과 정보통신(IT)부문 호황 지속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으나 그리 밝지만은 않다'고 전망하고 '국내 경기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어 올해보다는 긴축적인 경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따라 'SK는 고정 투자를 가능한 억제하고 현금 유동성이 부족하면 자산을 팔아서라도 메우는 등 과감한 구조개혁에 나서 환경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안정된 조직을 갖추는데 최우선을 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현재 진행중인 IMT-2000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서는 '내부시장 지향적인 그룹을 글로벌화 하는데 하나의 출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100% 참여를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밖에 국내 벤처기업들이 `거품론'으로 시련을 겪고 있긴 하나 이런 시련은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예견된 절차로 간주하고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SK㈜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와 관련, 공정위 나름대로 내릴수 있는 조치라고 인정하면서도 형평성 부문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워 대응방안을 강구중이며 통신망업체인 `파워콤'인수는 가격이 너무 높아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부문은 국내외적으로 통합이 불가피한 부문이라고 지적한 최 회장은 현재 국내외 관련업체들이 기업간 통합에 대해서는 동감하면서도 방법론에서는 상당한 이견을 보여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으나 2년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최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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