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올시즌 구단별 전력점검

중앙일보

입력

`SK 나이츠의 수성이냐, 삼성 썬더스가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냐'

개막이 임박한 프로농구 2000-2001 시즌의 우승후보를 놓고 갑론을박이 오가는 가운데 SK와 삼성의 양강 구도속에 전력 상향평준화가 이뤄진 중하위권의 혼전이 어느때 보다 극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굳이 강약팀을 분류하면 지난해 정규리그 챔피언 현대 걸리버스를 비롯 원년 챔피언인 기아 엔터프라이즈, 김병철이 군에서 복귀한 동양 오리온스, 김태환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LG 세이커스, 젊은 피로 무장한 SBS 스타즈가 중위권을 이루며 4강길목에서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또 골밑을 보강한 신세기 빅스와 허재가 야전사령관을 맡은 삼보 엑서스, 용병특급 마이클 매덕스를 확보한 골드뱅크 클리커스도 하위권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언제든지 6강에 오를 수 있어 올시즌은 차라리 하위권을 꼽기가 힘들다는 평가다.

즉 막판까지 1-2게임차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돼 국내 프로농구는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는 것.

시범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그중에서도 SK가 포지션별로 안정된 전력을 갖춰 시즌 2연패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농구를 훤히 읽고있는 용병 콤비 재키 존스-로데릭 하니발이 국내파와 손발이 척척 맞아 팀워크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고 토종 최고 센터 서장훈이 포스트플레이에 가세, 막강 트리플타워를 구축하면 타구단은 아예 골밑싸움을 포기해야 한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길목에서 좌절했던 삼성은 트리플 더블러 아티머스 맥클래리에다 지난해 동양에서 활약했던 무스타파 호프와 쌍돛대를 이룸으로써 골밑불안을 해소했다.

거기다 문경은 위주로 흘러가던 단순한 공격패턴을 다양화시켜 공.수 양면에서 위력을 더해가고 있어 SK의 독주를 견제할 강력한 세력으로 떠올랐다.

즐겨피우던 담배까지 끊고 결의를 불태우고 있는 삼성 김동광 감독은 "최근 다른 구단에서 일부 선수의 트레이드 제의를 해왔는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며 "지금 있는 그대로가 우승전력"이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시범경기에서 1승3패로 저조한 현대는 조니 맥조웰이 복귀해야만 팀컬러를 제대로 갖출 것으로 보이며 새로 가세한 정재근과 양희승의 적응력도 도마위에 올라 일단 올시즌 우승후보에서는 일단 제외되고 있다.

하지만 언제든지 정상에 올라설 수 있는 저력이 있다는 점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SK, 삼성과 함께 3강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또 LG는 에릭 이버츠-조성원이라는 막강한 화력을 보강한 데다 신임 김태환감독의 혹독한 지옥훈련을 소화해낸 선수들이 상대 보다 한박자 빠른 몸놀림을 보여 상대 수비수를 무력화시킨다.

이밖에 시범경기 어시스트 선두 김병철이 가세한 동양, 최장신용병 듀안 스펜서(207㎝)가 버티는 기아, 패기넘치는 플레이를 보이는 SBS는 일부 약점만 보강하면 언제든지 SK-삼성-현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더구나 신세기와 골드뱅크, 삼보도 시즌중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업그레이드하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여 올시즌 프로농구 코트는 종료버저가 울리는 순간까지 피를 말리는 접전이 벌어질 전망이다.(서울=연합뉴스) 문관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