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철강, 미국시장에서 점차 밀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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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철강수입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한국의 대미 철강수출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워싱턴무역관은 미 상무부가 26일 발표한 `철강수입통계'를 인용, 미국의 올해 1-9월 철강수입은 2천760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 늘었으나 이 가운데 한국산은 195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8만t에 비해 6.4% 감소했다고 27일 밝혔다.

한국산 철강제품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8.7%에서 7.1%로 낮아졌다.

주요 경쟁국인 일본도 미국으로부터 집중적인 수입규제를 당하면서 올들어 대미수출이 31.1% 급감, 시장점유율이 9.3%에서 5.6%로 4%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대미 철강제품 최대 수출국인 캐나다와 유럽연합(EU)의 수출은 각각 8.5%,13.6% 늘었고 특히 중국은 141%, 우크라이나와 인도는 150%의 수출신장률을 보였다.

한편 98년 철강위기 이후 지난해 14% 감소했던 미국 철강수입이 올들어 다시 늘어나자 미 철강업계는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를 비판하며 지난 16일 클린턴 대통령에게 철강제품 전반에 걸쳐 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미 의회가 지난 18일 반덤핑관세로 기금을 조성해 자국 피해업체에 보조금을 주는 내용의 `버드수정안'을 통과시키는 등 보호주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고 중국.인도 등 신흥 철강강국의 도전도 거세 한국의 대미 철강수출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KOTRA는 전망했다.

한국산 철강제품은 주력 수출품목인 냉연강판을 비롯해 14개 전 품목이 현재 미국으로부터 수입규제를 당하거나 조사를 받고 있다.(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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