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연구진흥원, 기관운영 '방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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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연구진흥원이 단란주점 등에서 유흥비로 수천만원을 탕진하는 등 기관을 방만하게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정보통신연구진흥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최병렬(한나라당) 의원은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이 지난 98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에서 2천5백여만원(62건)을 탕진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이어 '탕진한 유흥비의 유형별로는 유흥업소에서 집행한 뒤 식대로 처리한 경우가 15건에 620만원, 동일 유흥업소에서 같은 날 법인카드를 2차례에 걸쳐 사용한 경우가 10건에 377만원, 사용승인 한도액을 초과해 집행한 것이 3건에 224만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또 김형오(한나라당) 의원은 '진흥원이 지난 93년부터 98년까지 정보통신 연구개발 출연사업에 투자한 금액이 1천782개 과제, 1조1천153억원에 달하나 기술료 수입은 고작 244억원에 불과하다'며 '특히 같은 기간 특허출원 건수는 5천169건이지만 등록 건수는 겨우 17.7%인 917건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김희선(민주당) 의원도 '감사원 감사결과 진흥원이 지난 93년부터 추진해 온 연구개발 사업 가운데 상용화되지 않은 사업이 252개에 달하고 심지어는 연구실적이 미흡하거나 폐업한 업체에 낭비된 예산만 828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하며 정보통신연구원의 방만한 운영을 집중 성토했다.

김 의원은 또 '진흥원이 추진한 고성능 멀티미디어 서버 기술개발사업의 경우 연구개발비의 적정 여부를 파악, 부당집행금액 등을 회수해야 하는 데도 지금까지 퇴직연구원 인건비 13억여원 등 20억9천만원을 회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밖에 박상희(민주당) 의원은 '진흥원이 정보통신연구개발 출연사업비 1천753억원을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낮은 우체국에 예치함으로써 자금운용수익의 극대화를 꾀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으며 허운나(민주당) 의원은 '미국에 설립한 해외정보통신지원센터(i-Park)와 해외소프트웨어지원센터(KSI)의 통합이 정책부재에서 비롯된 만큼 경영진이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대전=연합뉴스) 김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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