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는 남자 프로골프 선수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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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올해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출전권을 따낸 이재혁(18·연세대) 선수. 벅찬 희망을 안고 투어 프로가 됐지만 표정이 밝지 않다. 남자 프로골프 무대가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언제 데뷔전을 치를 수 있을지 모른다.

 한국프로골프협회는 7일까지 올해 대회 스케줄을 발표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14대 회장으로 당선된 이명하(55) 프로골프협회장은 “대회를 많이 만들고 유능한 회장을 모셔오겠다”고 했다. 그래놓고 지난겨울 레슨을 받는 제자들을 데리고 50여 일간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회장도 영입하지 못했고 대회도 만들지 못했다.

 올해 확정된 대회 중 가장 일찍 열리는 대회는 4월 말 예정인 발렌타인 챔피언십이다. 이 대회는 KGT 상위 40명만 나갈 수 있는 유러피언 투어다. 그 뒤로 열리는 매경오픈과 SK텔레콤 역시 기존 선수 60명만 출전할 수 있다. 현재로선 퀄리파잉(Q) 스쿨 합격자가 나갈 수 있는 공식 대회는 5월 말이나 돼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확정된 정규 남자 프로 대회는 9개 정도로 알려졌다. 이 중 5개는 유러피언 투어, 원아시아 투어 등 해외 투어와 제휴한 대회다. 지난해 Q스쿨을 통과해 올해 시드를 받은 일반 선수가 나갈 수 있는 대회는 4개다. 3개월에 한 번꼴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아마추어 자격으로 12개 대회에 출전했던 이재혁은 “대회 수가 그렇게 적다면 경기 감각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파벌 다툼으로 표류하던 여자 프로골프 쪽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6일 12대 신임 회장으로 구자용(57) LS네트웍스 회장을 선임했고 반목했던 각 계파들은 “과거는 잊고 가자”고 합의했다고 한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확정된 정규 대회 수는 20개다. 4월 둘째 주 제주도에서 열리는 롯데마트 여자오픈으로 시즌을 시작한다. 지난해 3월 전임 회장이 사퇴한 뒤로 지도부 공백상태여서 대회를 추가하지 못했는데 새 집행부 출범 후 대회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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