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비리 뇌관 터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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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찰이 대한축구협회에서 비리 혐의가 드러나 퇴직한 회계 담당 직원 곽모(40)씨를 6일 소환해 조사한다. 축구협회의 각종 비리 의혹을 폭로하겠다는 곽씨가 경찰 조사에서 어떤 진술을 할지 주목된다.

 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2009년 두 차례, 2011년 한 차례에 걸쳐 총 2489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축구협회로부터 고소당한 곽씨를 소환할 예정이다. 경찰은 횡령 혐의와 함께 곽씨가 축구협회 직원들을 협박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축구협회 측은 “곽씨가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1억4000여만원에 달하는 특별위로금을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곽씨가 양심상 외부로 노출시키지 못하는 문제도 있어 심경이 복잡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 현대카드에서 축구협회로 이직한 곽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신문로 축구협회 사무실에서 축구용품을 훔치다가 발각됐다. 이어 축구협회 내부조사 과정에서 법인카드 사용액에 따라 환급되는 돈을 현대카드 리워드포인트 기프트카드로 바꿔 개인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곽씨가 축구협회 내부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하자 축구협회는 2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주는 조건으로 퇴직시켰다. 하지만 축구협회 노동조합이 ‘입막음용으로 위로금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상급기관인 대한체육회가 특정감사에 나섰다.

대한체육회는 곽씨를 형사고소하고 부당이익금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환수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축구협회는 ‘위로금 지급은 곽씨의 강압에 의한 것으로 최근 협회 이사회가 지급 승인을 거부했으므로 무효’라는 내용의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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