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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리는건 아니지?'인터넷 강타 푸틴시리즈 보니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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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간지'가 대통령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59)가 4일(현지시간) 실시된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엔 이같은 글이 잇따랐다.

푸틴은 국내 네티즌에게 일명 '푸간지'로 불린다.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출신으로 특유의 강인하고 무뚝뚝한 이미지를 가진 그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늠름한 푸틴 사진을 모은 이른바 '푸간지 시리즈'는 국내 인터넷을 강타하고 있다.

웃통을 벗고 낚시와 사냥을 즐기거나 유도와 권투 등 거친 스포츠 종목을 직접 시범하는 모습은 남성성을 부각시킨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 독대하며 보였던 날카로운 눈빛, 중국 소림사에서 무술 시범을 바라보는 시선에선 말 그대로 '강한 남자' 분위기가 묻어난다. 푸틴은 2009년 한 인터넷 웹사이트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섹시한 지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뜨겁다.

노동자의 임금을 몇 달 간 체불한 러시아 최고 갑부에게 "바퀴벌레 같다" "당장 와서 (합의서에) 사인해라" 등의 직언을 서슴지 않았던 일화(2009년)도 네티즌들이 '푸간지'에 호응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한 켠에선 권위주의적인 통치 스타일에 반감을 표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지나친 독재에다 일부러 마초 이미지를 조작한다는 비난이다.

푸틴은 이번 대선에서 최종 승리가 확정되자 눈물을 보였다. 투표 종료 후 모스크바 크렘린궁 앞 광장에서 10만여명의 지지자가 운집한 가운데 연설 도중 감정이 복받친 듯 눈물을 흘린 것이다. "진짜 눈물이 맞는가" 등 반응은 뜨거웠다. 한 러시아 블로거는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며 진정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진희 기자

[사진 출처= AP,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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