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소 칩에 도전장 내민 인텔 저전력 펜티엄 III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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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제조업체인 인텔은 트랜스메타의 크루소 칩에 대항하기 위해 새로운 저전력 펜티엄 III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텔의 프랭크 스핀들러가 현재 인텔이 새로운 노트북용 초절전 칩의 생산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고 공개했을 때, 여기에 흥미를 보인 사람이 있었다.

트랜스메타의 CEO인 데이비드 디첼은 이번 주에 열린 마이크로프로세서 포럼(Microprocessor Forum)에 참석했을 때 인텔 부사장이자 모바일 및 핸드헬드 부문 담당 총괄 매니저인 스핀들러가 스피드스텝(Speedstep) 기반의 새로운 초절전 모바일 펜티엄 III 칩이 완성단계에 있으며 내년에 출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스피드스텝 기술을 사용하는 기존의 모바일 펜티엄 III에 비해 전력 소모가 적은 이 칩은 트랜스메타의 저전력 크루소 프로세서에 대항하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일찍 생산에 돌입한다. 크루소 프로세서는 지난 달 일본에서 노트북용으로 출시되기 시작했다.

디첼은 이런 발표 내용을 듣고 인텔이 저전력 시장부문을 공략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왜냐하면 인텔의 참여는 트랜스메타의 시장 접근을 정당화시켜주기 때문이다.

트랜스메타의 저전력 크루소 프로세서와 롱런(LongRun) 전력관리 소프트웨어, 그리고 앞으로 나올 인텔의 저전력 펜티엄 III는 낮은 전력 소모로 미니 노트북용 배터리 수명을 최고 12시간까지 확장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인텔 관계자들은 트랜스메타가 배터리 수명에 대한 업계의 인식을 제고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트랜스메타와는 달리, 인텔은 미니 노트북이 자사의 전체 모바일 칩 사업에서 단지 작은 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대형 화면, 통합 드라이브, 고속 프로세서를 갖춘 좀더 완전한 기능의 노트북은 매출의 60%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와트수는 1/4 수준으로 낮춰

디첼에 따르면, 크루소와 차기 인텔 칩의 차이는 1/4 와트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크루소 칩은 평균 0.5∼0.75와트를 소모하는데 비해, 차기 인텔칩은 평균적으로 약 0.5와트를 소모할 것이다(현재 인텔은 스피드스텝 기술을 사용한 600MHz 모바일 펜티엄 III를 출시하고 있는데, 절전 모드에서 500MHz로 작동할 경우 약 1와트를 소모한다).

디첼은 600MHz 크루소 TM5600 칩을 사용한 히다치 노트북을 보여줬다. 이 노트북은 세 가지 유사 모델과 크루소 기반 웹 태블릿(Web Tablet)과 함께 9월 27일 일본에서 첫 선을 보였으며, 미국에서는 이 달 말에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디첼은 히다치 모델이 300MHz부터 600MHz까지 100MHz씩 확장되는 모습을 시연해 보였는데, 애플리케이션을 띄우거나 영화를 재생시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300MHz에서 작동됐다. 디첼에 따르면 이 노트북은 10∼12시간의 배터리 수명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인텔 최초의 초절전 펜티엄 III 칩은 500MHz이지만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300MHz로 떨어진다. 이 칩은 300MHz에서 작동될 경우 약 0.5와트를 소모한다.

인텔 관계자에 따르면, 이 칩의 최대 전력 소모는 1.5와트에 근접할 것이라고 한다. 이 칩의 중심 전압은 1볼트로 떨어질텐데, 이는 스피드스텝 기술을 사용한 기존의 600MHz 저전력 모바일 펜티엄 III의 1.1볼트와 비교된다. 초절전 모바일 펜티엄 III의 600MHz 버전 발표는 내년 하반기로 계획돼 있다.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펜티엄 III의 클럭 스피드와 전력 소모량을 떨어뜨리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스피드스텝은 크루소처럼 변화폭이 넓지는 못하다. 크루소는 애플리케이션의 명령에 따라 수많은 클럭 스피드와 전력 소모 상태를 만들 수 있다.

시스템 컴포넌트에도 관심 집중!

인텔은 또한 칩셋과 화면, 배터리 같은 다른 시스템 컴포넌트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 포럼에서 인텔은 활발한 전력 관리를 할 수 있는 440MX 모바일 칩셋을 시연해 보였다. 이 칩셋의 평균 전력 소모는 0.5와트 가량으로 나타났고 프로세서와 칩셋 전체 패키지의 평균은 1와트 미만으로 소모됐다.

인텔은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좀더 긴 수명을 끌어내고 노트북 화면의 전력 소모를 줄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 회사측은 이런 부분에 종사하는 기업들에게 투자할 가능성이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한 바는 없다.

트랜스메타의 시스텝급 전력 관리 방식은 칩셋의 중심부인 메모리 컨트롤러를 크루소 5XXX 칩에 통합하는 것이었다. 이는 전력과 비용 모두를 절감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최초의 초절전 모바일 펜티엄 III는 인텔의 0.18미크론 제조공정을 기반으로 할 것이다. 인텔의 한 관계자는 이 칩이 제조 면에서는 특별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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