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日여성들 "불황기 최고 남편감은 '삼평男'"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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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0대 여성들의 결혼관에 대한 후지TV 뉴스의 한 장면.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꿈을 좇는 스타일이라 헤어졌다“, “안정된 공무원과 결혼하고 싶다” .

요즘 일본 20대 여성들의 생각이다. 장기 불황 속에서 젊은 여성들의 이상적인 남성상이 ‘삼고(三高)’에서 ‘삼평(三平, 일본발음 산페이)’으로 변하고 있다고 후지TV가 최근 보도했다. 경제가 잘 나가던 시절, 일본에서는 ‘고신장, 고학력, 고수입’의 ‘삼고’를 갖춘 남자들이 인기였다. 그러나 경제가 침체되고 고용사정도 악화되면서 요즘 젊은 여성들은 '평범함'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고 있다. ‘평온한 성품, 평균 수입, 평범한 외모’의 '삼평'을 갖춘 남자가 최고의 남편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버블경기 때 어린 시절을 보낸 30대와는 달리, '태어날 때부터 불황'이었던 요즘 20대들에게 이런 경향은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방송에 등장한 23세 여성은 취업에서 실패한 후 "불안한 삶에서 탈출하기 위해" 결혼과 취업을 같이 준비하고 있다. 다른 20대 여대생도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수입보다는 안정적인 회사를 선택하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조금 더 도전할 나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도전했다가 실패하면 어떡하냐. 그냥 평온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여성들이 원하는 배우자의 이상적인 직업은 공무원이다. 최근 결혼정보업체 등을 찾는 여성들 사이에서도 남자 공무원이 최고 인기다. 방송은 여성들의 이런 변화에 대해 "앞날이 보이지 않는 시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20대들만의 생존법"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방송이 나간 후 게시판 등에는 "안정된 직업을 가진 남자를 만난다고 해서 평온한 결혼생활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공무원도 결코 안정된 직업이 아니다" 등의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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