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일 “한덕수에 내가 무협 회장 권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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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주미대사에게 차기 무협 회장을 해 보라고 내가 권유했다.”

 3년 임기를 마치고 22일 퇴임하는 사공일(72·사진) 무역협회 회장은 20일 저녁 출입기자단과 가진 고별 만찬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공 회장은 “한 전 대사의 차기 무협 회장 추대는 매우 갑작스레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무협 회장직을 권유한 시기는 한 전 대사가 귀국했던 12일 이후였고, 만났을 당시에도 확실한 답을 얻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을 이유로 지난 12일 귀국했던 한 전 대사는 15일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 한 후 16일 주미대사직을 사퇴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이튿날 무협 회장단은 만장일치로 그를 차기 무협 회장에 추대했다.

 무협 회원사 중에서 회장을 뽑아야 한다는 일부 반발을 의식한 듯 사공 회장은 “무협 회장 자리는 업계 대변에 그치는 자리가 아니다. 대책도 마련하고 해결책도 내놔야 하며 청와대 등과 수시로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사공 회장은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폐기 주장과 관련, “FTA를 빨리 발효시켜 성과를 내면 그런 의견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할 때 멕시코 내부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성과가 나니까 반대가 온데 간데 없었다”며 “다음 달 중으로 발효되면 성과가 금방 나올 수 있어 대통령 선거 때 이슈로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FTA 폐기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쿠데타로 정권이 바뀐 나라에서도 외국과의 약속을 어기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후임 주미대사로 거론된 것과 관련해 그는 “지금 그럴 생각이 없고 청와대에서 교통정리(후보군에서 제외)를 잘 해줬다”고 잘라 말했다. “퇴임 후에는 G20(주요 20개국)회의에 관련한 책도 쓰고 연구소 활동, 강연 등을 통해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들을 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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