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Weekly]5백만달러…'코리아닷컴'의 경제성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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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재미교포로부터 5백만달러에 도메인을 인수할 때부터 주목받아온 코리아닷컴이 9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그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기존 업체들은 국내 포털시장이 이미 선두와 후위그룹이 명확히 구분돼 시장 재편이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두루넷이 ‘한국의 대표 포털’을 표방하고 야심작으로 준비한 코리아닷컴(Korea.com)
이 지난 9월 26일 공식 출범했다. 지난 해 말 재미교포로부터 5백만달러(약 60억원)
에 도메인을 인수할 당시부터 관심을 불어 일으킨 코리아닷컴이 9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서비스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김종길 두루넷 사장은 “코리아닷컴은 ‘쉽고 편한 한국의 대표 메가 사이트’를 기치로 내걸었다”며 “안정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쉽고 편한 유저 인터페이스, 메일을 중심으로 한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다양한 동영상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무기로 다른 사이트와 차별화 전략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달 26일 코리아닷컴 선포식과 함께 낮 12시부터 서비스를 개시하려고 했으나 접속 불능사태를 빚는 등 출발부터 난항을 빚었다.

26일 낮 12시경 서비스를 개시하려고 하자 사용자 인증과정에서 현저하게 속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 코리아닷컴 운영업체인 두루넷은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고 한국마이크로소프트측에서 파견된 관련 기술자를 통해 수습에 나서 다음 날인 27일 오후 6시경부터 공식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27일부터 공식 서비스에 들어간 코리아닷컴의 최대 강점은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도 아는 ‘KOREA’를 문패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신생 닷컴기업과는 달리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리아닷컴이 후발주자로서 기존 포털 업체와 경쟁을 위해 내세운 차별화 전략은 크게 두 가지. 첫째는 다양하고 쉽고 빠른 유저 인터페이스 기능이고 둘째는 경쟁력 있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쉽고 편한 한국의 대표적 메가 사이트’라는 기치 아래 닻을 올린 코리아닷컴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체인지 2000을 기반으로 개발한 다양한 전자메일 기능을 서비스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 전자메일 서비스는 팩스 송수신, 음성 및 동영상 메일, UMS(통합 메시지 서비스)
, 카드 보내기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또 네티즌들이 메일만을 이용해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도 있으며, 다른 웹 메일 서비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드랙앤드롭’ 기능도 제공한다.

코리아닷컴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콘텐츠는 크게 커뮤니케이션, 커뮤니티, 전자상거래, 채널 등 4C로 구성되어 있다.

코리아닷컴을 총괄한 이재현 부사장은 “각 서비스 부문별로 최고 수준의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현재 몇몇 외국 콘텐츠 업체들과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월트디즈니, 세가, 소니 등 세계적 엔터테인먼트업체들의 콘텐츠 참여가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기를 끌고 있는 ‘동창찾기’ 개념을 도입했으며 개인 홈페이지 제작 기능을 기본으로 갖췄다. 채널 서비스는 뉴스, 음악, 만화, 방송, 영화, 코리아 다운로드, 교육, 게임 등 8개 채널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특히 5백여 편의 방대한 영화 콘텐츠와 24시간 생방송되는 13개의 음악방송 채널을 통해 동영상 멀티미디어의 진수를 보여줄 방침이다. 전자상거래는 호주의 디지털원 등 해외업체와 제휴를 맺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 2003년부터 흑자 전환

이재현 부사장은 “코리아닷컴이 정보통신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며“2002년 영업이익이 발생하기 시작해 2003년에 흑자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내다봤다.

코리아닷컴측이 밝힌 수익모델은 서비스 초기에는 온라인 광고와 각 부문별 최고의 콘텐츠 서비스를 통한 콘텐츠 유료화. 여기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할 전자상거래 수익을 통해 오는 2004년에는 회원 2천만명 확보와 함께 3천억원 대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누적 투자비를 완전히 회수하는 개념인 현금 흐름 기준, 손익분기점으로 2004년을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코리아(KOREA)
’라는 도메인 브랜드 파워에 기대를 걸고 있는 코리아닷컴이 국내 인터넷 포털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까. 코리아닷컴의 야심 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국내 인터넷 업계의 반응은 대체로 냉담하다. 경쟁적 입장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국내 주요 포털 업체들은 “전혀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국내 최대 메일링 서비스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코리아닷컴의 출시가 이미 때를 놓쳤다고 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자메일 대용량이나 다기능 등 차별화로 내세운 다른 포털 서비스들이 한메일 이후에도 계속 나타났지만 한메일 사용자는 계속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코리아닷컴도 결국 다른 업체들과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인터넷 발전 단계로 볼 때 지금이 초기단계에 속하나 국내 포털 시장은 이미 선두와 후위그룹이 명확하게 구분돼 시장 재편이 어렵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이 풍부한 오프라인 대기업들이 쉽사리 포털 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않는 이유는 이미 시장 진입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USA.COM’,‘AMERICA.COM’,‘CHINA.COM’ 등 국가명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외국 인터넷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코리아닷컴이 현재까지 투자한 자금만도 수백억원에 달해 닷컴 위기론과 맞물려 축소경영에 들어간 기존 인터넷업체들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길인수 기자<cyberki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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