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이기업]엔씨소프트…성장률·수익성 모두 ‘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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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는 코스닥 종목들 중 성장률 및 수익성 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올 상반기 이 회사의 매출액은 1백86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무려 12배 증가했다. 또한 경상이익은 1백7억원으로 26배나 늘어났다.

세계는 지금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인터넷의 열풍 속에 있다. 90년대 중반부터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인터넷 인구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3억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우리 나라는 전세계 국가 중 인터넷 문화가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국내 인터넷 사용자 수는 2000년 8월 말 현재 1천6백여만명에 달하며 2003년까지 연평균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넷밸유(NetValue)의 최근 자료(2000년 9월)에 의하면 한국의 15세 이상 인구 중 약 42%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어 싱가포르의 46%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인터넷 이용률이 높은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사실은 국내 인터넷 이용자의 43%가 PC방을 통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빈번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의 68%가 35세 이하, 직업별로는 51%가 학생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는 국내 인터넷 산업의 현황을 단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즉, 우리 나라 인터넷 산업은 고속통신망 및 고성능 PC를 갖추고 있는 PC방들이 전국적으로 엄청난 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성장해 왔으며, 이러한 PC방의 증가는 바로 최대 이용자 층인 10∼20대의 폭발적인 게임 열기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PC방 수는 98년 말 약 3천5백 개에서 99년 말 1만3천여 개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현재는 전국에 약 2만여 개의 PC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8년 미국 블리자드(Blizzard)사가 출시한 스타크래프트는 오락실용 아케이드 게임 위주의 국내 게임시장에 네트워크를 이용한 다자 온라인 게임의 바람을 몰고 왔다. 전세계에 불어닥친 인터넷 열기와 초고속 통신망의 저변 확대, 고성능 PC, 전국 각 지역의 PC방들은 화려한 그래픽을 기반으로 하는 다자 네트워크 게임들의 폭발적인 인기와 상승작용을 불러일으켜 국내 인터넷 문화의 급속한 발전을 이끌었다.

현재 국내를 포함한 세계 게임시장은 오락실용 아케이드 게임이 규모 면에서 가장 크며, 소니 PS2 등의 비디오 게임이 두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를 위시한 PC용 네트워크 게임과 EA사의 울티마 온라인, 국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같은 온라인 게임시장은 인터넷의 활성화와 더불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세계 게임시장은 99년 말 기준 약 1조3천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2002년까지 연평균 27%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온라인 게임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53%의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은 더욱 급속히 커질 것으로 보이는 데 올해 약 1천억원 이상에서 2002년에는 약 3천억원으로 연평균 1백4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파른 성장은 향후 국내 PC방 수의 증가율이 둔화된다 하더라도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등에 의한 초고속 통신망의 급속한 저변 확대에 힘입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에 따르면 xDSL, ISDN, CATV 등을 이용하는 국내 초고속 통신 가입자는 올 연말에는 약 3백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분야는 이러한 인터넷 인프라의 급속한 발전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게 될 것임이 확실하다. 또한 광고수익 외에 특별한 수익모델이 없는 기존 인터넷 업체들이 유료화에 의한 수익창출이 가능한 게임을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포털을 앞다퉈 열고 있다.

현재 세계 게임시장에서 일본은 아케이드 및 비디오 게임분야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고 미국은 PC 게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한국은 인터넷 환경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와 넥슨(코스닥 미등록)은 국내 온라인 게임의 성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현재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4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가장 인기있는 게임이 되었고, 넥슨의 바람의 나라, 어둠의 전설이 2,3위를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분야 전망 쾌청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업체인 EA(Elec tronic Arts)사의 울티마 온라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1백여 개가 넘는 업체들이 온라인 게임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임의 중독성, 강력한 자신의 게임 캐릭터의 성장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국내시장에서 국산 온라인 게임들의 현재 인기는 당분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는 대만에서도 단기간 내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으며, 기존 세계적인 게임업체들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뚜렷한 실적을 올리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볼 때 국내 온라인 게임들의 아시아 지역에서의 성공 가능성은 아주 높아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국내의 대표적인 온라인 게임업체로서 코스닥 내 종목들 중 성장률 및 수익성 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올 상반기 이 회사의 매출액은 1백86억원에 달했는데 이것은 작년 동기대비 무려 12배 증가한 것이다. 또 경상이익은 1백7억원으로 26배나 증가하였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세는 7월과 8월에도 계속 이어졌는데, 이 두 달 동안의 매출액은 무려 1백10여억원으로 상반기 총매출의 60%를 넘는 수치다. 뿐만 아니라 이 회사는 가장 뛰어난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상반기 실적을 근거로 살펴보면 영업이익률은 약 56%이며 EBITDA 이익률(지급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지출 전 이익률)은 64%에 달한다. 더욱이, 이번 9월부터는 이익률이 전체적으로 약 10% 가량 상승할 예정이어서 2001년 영업이익률은 64%, EBITDA 이익률은 6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이 회사의 매출 중 약 70%는 전국에 있는 PC방에서 받고 있는 리니지 게임에 대한 사용료인데, 8월말 현재 총 2만여 개로 추산되는 PC방 중 약 1만3천여 개의 PC방으로부터 매월 약 43억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총매출액은 지난 해보다 5백70% 증가한 5백36억원으로 전망되며 내년에도 초고속 통신망을 이용한 사용자의 지속적인 증가와 PC방으로부터의 안정적인 매출에 의해 7백70여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엔씨소프트는 바람의 나라, 리니지를 개발하고 국내 최고의 게임 개발자로 알려져 있는 최고 운영담당이사를 중심으로 리니지 에피소드들의 추가와 함께 어린이와 여성을 위한 새로운 게임을 개발 중에 있으며 리니지의 차기 버전도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온라인 게임은 상대적으로 수명이 길고 게임 공간 내에서의 사이버 공동체를 형성하는 등 게이머들 간에 다양한 사이버 활동을 할 수 있게 함에 따라 사용자들의 결집도와 충성도가 강하다. 따라서, 현재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리니지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향후 상당한 시기 동안 업계 선두 위치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아직 초기단계에 있는 세계 온라인 게임시장에 진출하여 대만에서는 이미 리니지가 최고 인기게임이 되었으며, 이에 따라 올 10월부터 12월까지만 약 30억원의 로열티 수입이 기대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미국에 자회사를 설립하여 서구인의 취향에 맞도록 약간 변형된 리니지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으며, 조만간 아시아 지역에도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어서 국내외 시장에서 선두업체로서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

송정섭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 / 아이위클리 제20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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