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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 예방할 여가문화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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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이은경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

게임문화는 이제 청소년 생활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 여유시간이 부족한 한국 청소년에게 멀리 가지 않아도 되는 컴퓨터는 좋은 오락거리다. 새로운 현상에는 부작용이 따르게 마련이다. PC방에 갈 용돈이 부족한 일부 학생은 친구의 돈을 뺏는다. 게임에 빠지면 자연스럽게 게임의 논리에 따라 ‘레벨업(Level-up)’이 필요하기에 공부를 등한시한 채 게임에 매달리는 학생도 많다. 더 중요한 문제는 폭력적인 게임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실제 현실의 폭력에 무감각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가상 폭력을 모방하는 사회학습이 발생해 폭력적 행동들을 분출하게 된다. 이미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되거나 중독된 청소년으로 인해 각 가정·학교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

 최근에 와서야 온라인 게임을 둘러싸고 ‘셧다운제’ ‘쿨링오프제’ 등 제도적 보완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늦은 만큼 서둘러야 한다.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을 보호하고자 하는 노력인 만큼 기대한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청소년 게임문화를 건강하게 조성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차단을 마련하는 것과 더불어 게임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교육, 게임에 과몰입되거나 중독된 청소년들을 치유할 수 있는 심리치료와 상담서비스를 병행해야 한다. 사전예방 차원에서 청소년들이 게임 대신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여가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또 이로 인해 생긴 학교 폭력과 관련해선 무엇보다 우선 학교와 가정에서 내몰린 폭력 청소년을 따뜻하게 수용할 수 있는 효과적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은경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