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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고품질 사운드, 디지털 PC 앰프 카드 [2]

중앙일보

입력

디지털 PC 앰프 카드의 외형은 보는 바와 같이 상당히 단촐하다. 마치 pc의 인터페이스 카드처럼 생겼지만 슬롯에 꽂는 ISA나 PCI 핀은 없다. 즉 파워 서플라이의 직류 전원만 사용할 뿐 PC와는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제품임을 알 수 있다. 브라켓을 제외한 PCB의 크기는 가로 8cm 세로 6cm로 답배갑 한 개의 크기와 비슷하다. 이 제품은 이와 같이 PC에 내장하여 사운드 카드의 증폭되지 않은 아날로그 사운드 신호를 증폭시켜 일반 스피커(즉 패시브 스피커)를 힘차게 울려주는 역할을 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앰프하면 대개 이런 크기와 모습이 연상되는 디지털 PC 앰프 카드는 이에 비하면 너무나 작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이며 아예 비교대상으로 조차 생각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PC 앰프 카드의 힘은 그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당차고 힘있는 소리를 내주어서 이런 일반 앰프와 당당히 겨루는 레벨을 갖고 있다.

대체 무엇이 이런 불가사의한 일을 가능케 해주는 것인가? 우리는 이런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디지털 PC 앰프 카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트라이패스(Tripath)의 TA1101B 칩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트라이패스는 1995년에 설립된 회사로 DPPTM(Digital Power Processing)라는 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 앰프 칩을 전문적으로 설계 생산하는 업체이다. DPPTM 기술은 저전력을 사용하는 D급 앰프의 효율성과 A급 앰프의 좋은 음질의 장점을 모두 구현할 수 있는 기술로 이 회사에서는 자사의 기술로 구성되는 앰프 회로를 T급이라는 신조어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급(Class~)이라는 용어는 절대적인 순위를 매기는 단위가 아니라 증폭소자(트랜지스터나 진공관)의 바이어스, 즉 동작점이 부하곡선상의 어디에 매겨져 있느냐를 의미하는 용어이다. 그럼 각 급이 어떤 특징을 갖는지 간단하게 알아보고 트라이패스의 T급과의 관계를 생각해보자.

A급 앰프는 증폭소자의 부하 곡선중 직진성이 가장 좋은 중간점에 동작점을 두어 음질이 가장 우수하나 효율성이 떨어져 대전력이 필요하고 발열량이 많다.(필자의 홈 시스템 소개에서 자작한 A급 앰프로 오디오를 꾸미는게 꿈이라고 했을 만큼 순 A급 앰프의 음질은 매력적이다.) 하지만 마크 레빈슨이나 첼로 등의 순 A급 앰프는 천만원이 넘을 정도로 비싼 방식이기도 하다.

B급 앰프는 효율과 발열량을 우선에 두고 동작점이 결정된다. B급 앰프 회로는 바이어스 전류가 없으며 신호가 없을 때 소비전력은 0이 되어 효율이 대단히 좋다. 하지만 작은 신호에서 큰 왜곡이 생기는 크로스오버 디스토션 효과로 순수 오디오용 증폭기로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상업용 앰프들은 효율을 어느정도 높이면서 발열량을 줄이는, 이른바 AB급이라는 상호 절충방식의 증폭 회로를 갖고 있다.

D급 앰프는 펄스대역변조(Pulse-Width Modulation) 방식을 사용하여 트랜지스터를 스위칭 모드로만 동작시키기 때문에 최소의 전력만을 필요로 한다. 최고 출력시 80% 이상의 효율을 내면서 선형성도 매우 뛰어나 A, AB급만은 못해도 좋은 음질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스위칭 노이즈를 제거하기 위해 저역통과 필터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 여기서 고역대가 감소하고 신호의 위상이 변하며 왜곡이 생긴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D급 앰프 회로는 서브우퍼를 증폭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트라이패스가 주창한 T급 방식(Class TTM)이란 D급 앰프 회로의 이런 문제점을 디지털 파워 프로세싱기술로 해결한 것을 말한다. DPPTM 블록으로 들어간 아날로그 신호가 고주파 스위칭 방식을 통해 변복조 과정을 거쳐 증폭되어 높은 효율을 갖는 동시에 A, AB급에 맞먹는 좋은 음질을 낼 수 있다는게 T급 증폭방식의 장점이라 한다. 또한 이런 과정을 작은 패키지 하나에 집적시켜 저전력과 낮은 발열량의 앰프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이 회사의 자랑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장황하게 설명한 내용의 산물이 바로 이 TA1101B 칩이다. D&A에서는 이 칩을 응용해 트라이패스에서 제시한 레퍼런스 회로를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PC용 내장 파워 앰프를 개발했는데 그것이 바로 디지털 PC 앰프 카드인 셈이다.

TA1101B 칩의 제조업체 Tripath의 홈페이지

제품의 설치는 매우 쉽다... 는 표현이 무색할만큼 간단하다. 카드를 아무 빈 슬롯에 나사로 고정시킨 뒤 함게 제공되는 Y 케이블을 이용하여 파워 서플라이의 전원 플러그를 연결하는 것으로 기본 설치는 끝이다. 인터페이스 카드가 아닌 관계로 OS에 맞는 드라이버가 필요한 것도 아니며 응용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도 않다. PC 케이스에 내장시킬 수 있도록 설계했을 뿐이지 PC의 기능과는 무관하게 작동되는 별개의 장치인 셈이다.

자 그럼 사운드 카드와, 스피커와의 연결은 어떻게 하는가? 디지털 PC 앰프 카드는 사운드 카드와 일반 스피커의 중간에 위치하여 소리를 깨끗하게 증폭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사운드 카드의 신호 출력단이 이 제품의 입력단과 연결되야 하며 증폭된 소리가 출력단을 통해 좌, 우 스피커에 연결되야 한다.
사진을 보면 어떻게 연결을 해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D&A에서는 물론 이런 연결용 케이블을 함께 제공해줄 것이라 한다.

디지털 PC 앰프 카드의 발열량은 매우 미비한 수준이다. 보통의 앰프들이 크건 작건 반드시 방열판을 쓰는 것에 비해 디지털 PC 앰프 카드의 TA1101B 칩은 PCB 상의 납땜면으로 힛싱크를 대신하고 있다.(기판의 뒷면에 있다.) 작동중에 이 부분을 만져봐도 약간 미지근한 정도에 불과한데 최대 전력 효율이 85%에 달하여 열손실이 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디지털 PC 앰프 카드의 주파수 특성곡선
디지털 PC 앰프 카드의 왜율 곡선

위의 두 그래프는 D&A에서 제공한 자료로 AP로 측정한 디지털 PC 앰프 카드의 주파수 특성 곡선과 왜율 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보는 바와 상당히 매끄러운 커브를 그리고 있으며 일반 영역에서는 지극히 플랫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왜율 역시 5W 이하의 출력에서 0.05% 이하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서 어지간히 큰 음량으로 구동을 해도 거의 찌그러지지 않는 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서 출력이 5W라 하더라도 청감상으로는 상당히 큰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대략 PMPO 400W급 정도의 음량을 기대할 수 있겠다.

정구정
자료제공: pcBee (http://www.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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