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500달러 시대 … 시가총액 구글·MS 합친 것보다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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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아이폰을 만드는 중국 공장의 근로환경이 혹독해도 애플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어 보인다. 애플 주가가 1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502.60달러를 기록,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4600억 달러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합친 것보다 더 커졌다. 애널리스트들은 다음 달 초 아이패드3 출시를 앞두고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갔지만 애플은 여전히 잘나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혁신의 아이콘’이 타계한 뒤 그의 유훈이 언제까지 힘을 발휘할지는 두고볼 일이다.

 여기에다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의 이면을 들추는 보도가 꼬리를 물고 있다. 애플의 중국 협력업체 공장들의 열악한 환경이 미국 언론의 표적이 되고 있다. CNN은 최근 쓰촨성 청두 팍스콘 공장에 대해 “여자는 남자처럼, 남자는 기계처럼 일한다”고 전했다. 기숙사에서 일어나자마자 일하고 돌아오면 바로 쓰러진다는 것이다. 주당 기본 60시간에 수시로 추가 근무를 하고 받는 돈이 한 달에 23만원이라고 했다. 앞서 뉴욕 타임스(NYT)도 노동자들이 너무 오래 서서 일하는 바람에 다리가 퉁퉁 붓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보도했다. 2년 전 근로자들의 잇따른 자살사건이나 독성물질 중독사건도 최근 다시 이슈가 되는 양상이다. 왜 이 시점에 이런 보도가 이어질까. 1% 대 99%를 부각하는 글로벌 시위, ‘절대권력자’ 잡스의 부재와도 관련 있다는 분석이 그럴듯하다. 일단 애플은 “우리는 전 세계 협력사들의 근로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꼬리를 빼고 있다.

 그럼에도 주가에는 역시 실적이 최고다. 지난해 4분기에만 130억6000만 달러의 순익을 낸 애플이 새 봄에 신제품과 함께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499달러 하는 아이패드 한 대를 팔면 애플에 150달러가 떨어진다고 하니 제조업체 수익률 치고는 대단하다. 대신 중국 근로자 몫은 8달러(1.6%)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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