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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女100명 만난 '연애술사' 작업의 기술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JTBC 영상 캡쳐]
영화 `로빈꼬시기` 포스터. [중앙포토]

잘 차려 입은 옷차림으로 길거리, 지하철, 카페에서 여성들의 전화번호를 받아내는 남자들. 연애에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 하는 이들은 유혹의 기술을 가르치는 '연애술사'이다.

연애 기술 전수가 직업인 김재균 씨. 그는 '연애술사'를 이렇게 정의한다. "특화된 기술과 방법을 활용해 어떤 여성에게든 빠른 시간 내에 자신의 높은 가치를 어필한 뒤 그 여성을 유혹하는 전문가."

연애술사에게 연애의 기술을 배우는 대가는 350만~1000만 원. 국내에만 50여 개의 관련 커뮤니티와 20만 명의 가입자가 있다.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일까? JTBC는 12일 '탐사코드 J'에서 픽업 아티스트라 불리는 연애술사의 세계에 대해 보도했다.

닉네임 '써커 피시'. 연애술사 경력 2년인 박순기 씨는 지난 1년 동안 100여 명의 여성을 만났다고 한다. 박씨는 홍대 거리에서 여성의 연락처를 받는 과정을 공개했다. 그는 실제 거리에 나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몇몇 여성의 전화번호를 받아왔다. 여성들은 연애술사의 어떤 매력 때문에 연락처를 알려주는 것일까?

박씨에게 전화번호를 준 한 여성은 "제가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끈질기다고 해야 하나. 근데 연락할 생각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박순기 씨가 자신이 알아낸 전화번호로 여성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연락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여성에게도 답이 왔다.

연애의 기술을 가르치는 연애술사에게는 정해진 작업 멘트가 있다. 여성이 부담스럽지 않게 친구, 우정이라는 얘기를 강조한다. 시끄러운 곳이나 여성이 이어폰을 꽂고 있을 때는 휴대전화 메모장을 이용해 말을 건다. 이들이 건네는 작업 멘트로는 "실례가 안 된다면 알고 지내고 싶은데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사귀자는 게 아니라 '우정'을 전제로 편하게 알고 지내고 싶어요" "편하게 '친구'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에요" 등이 있다.

연애도 교육이 필요한 시대다. 현실 속 연애술사는 먼저 남성의 스타일부터 만든다. 그 다음은 짜여진 시나리오 연습. 영화 같은 이야기가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연애학원 커리큘럼에는 모의 데이트, 여성의 흥미를 자극하는 마술, 대화의 소재가 되는 타로카드,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유도하는 관상과 손금보기까지 있다. 어떤 사람들이 연애 교육을 받으러 올까?

연애학원 대표인 김병철씨는 "주로 집안에 여자 형제가 없거나, 외동아들이거나, 남중-남고-공대를 다닌 후 남자가 많은 기업에 입사한 사람이 학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연애 기술을 배우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한 결혼정보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한 사람이 83.5%로,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사람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애술사 커뮤니티에는 연애 기술을 공유하고, '작업'이 성공했음을 과시하는 후기가 올라온다. 여기에는 낯뜨거운 내용과 '인증샷'이 첨부되어 있다. 연애술사 김재균씨은 이를 "픽업 아티스트가 만들어낸 하나의 문화"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몇몇 연애술사들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 반발해 순수한 연애 기술을 알려주는 학원으로 방향을 바꿨다.

연애강사인 김찬수 씨는 "저희 연애학원은 행복한 결혼, 행복한 연애, 행복한 짝을 찾는 게 목표"라며 "대다수 여성과 성관계를 갖는 게 목표인 픽업 아티스트들과는 목표가 다르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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