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리포트] 뇌졸중 환자, 음식 못 삼키는 연하장애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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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을 잘 삼키지 못해 재활치료가 필요한 뇌졸중 환자가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임선 교수팀은 최근 4개월 동안 병원을 찾은 뇌졸중 환자 343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음식물이 기도로 자주 들어가 정상적인 식사가 어려운 연하(嚥下)장애 환자가 133명(38.8%)인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 환자는 면역력이 약해 음식물이 반복적으로 기도로 들어가면 흡인성 폐렴에 걸리기 쉽다. 또 한 번 발생하면 치명적이다.

 문제는 환자나 가족이 연하장애가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 연하장애가 생기면 삼키는 기능을 담당하는 근육과 함께 기침 반사신경도 같이 마비된다. 겉으로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환자도 음식물을 잘 삼켰다고 느낀다. 이 때문에 퇴원 후 음식물이 환자의 기도로 들어가 병원에 재입원하기도 한다.

 환자가 침을 자주 흘리거나 음식물을 삼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면 연하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가래·기침·미열이 발생하고, 식사 후 목소리 변화가 생기는 증상도 있다. 하지만 이는 일부분일 뿐이다.

 임선 교수는 “겉으로 보이는 얼굴·팔·다리 근육 마비처럼 입이나 목 안에 있는 근육도 뇌졸중 발생 이후에 마비가 올 수 있다”며 “연하장애를 방치하면 생명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하장애를 진단하기 위해선 비디오 투시검사를 해야 한다. 조영제가 포함된 음식물을 환자에게 삼키게 하고, 여러 방향으로 투시해 어느 부위의 움직임이 나쁜지 판단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음식을 삼킬 때 사용하는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나 호흡운동·발성훈련 등을 한다. 이외에도 전기를 이용한 치료와 차가운 면봉으로 목젖 양 옆쪽을 자극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처음에는 환자에게 맞는 식단 위주로 재활운동을 시작한다. 음식의 점성을 높여 목 넘김을 쉽게 만들어주는 연하죽이나 연화제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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