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9달러 아이패드 1대 팔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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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499달러(국내 판매가 64만원)짜리 아이패드 한 대를 팔면 애플 본사는 얼마나 벌까.

 1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가 낸 ‘OECD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애플 본사는 아이패드 한 대당 150달러를 수익으로 챙긴다. 판매가의 30%에 달한다. 이에 비해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중국의 몫은 미미한 수준이다. 중국 내 근로자 임금으로 돌아가는 돈은 한 대당 겨우 8달러(1.6%) 정도다. 아이패드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이 얻는 수익(34달러, 6.8%)보다도 훨씬 적다.

 OECD대표부 김기준 참사관은 “아이폰·아이패드 공장 운영으로 중국 내 일자리가 늘었지만, 정작 낮은 인건비 덕에 비교우위를 누리는 건 애플 본사”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윤 추구가 최우선인 민간기업이 노동비용이 저렴한 해외에 생산기지를 만드는 건 막을 순 없는 노릇”이라는 분석이다. 부가가치를 따져봤을 때 이미 해외로 나간 기업의 생산기지를 국내로 다시 옮겨오는 건 좋은 대안이 아니란 뜻이다.

 이 보고서는 국내 기업도 애플 본사처럼 글로벌 가치사슬의 가장 높은 단계로 올라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생산기지나 부품공급처 역할에 머물 게 아니라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야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할 수 있다. 김 참사관은 “우수한 기술 연구개발(R&D) 인력을 키우고, 혁신적인 기업의 창업을 장려하는 정책적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이패드 누적판매량(아이패드2 포함)은 최근 100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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