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 1천년전 철 기술복원 '고민'

중앙일보

입력

포항제철이 1천년전 철 제조기술을 복원하는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충남 공주 갑사(甲寺)사찰내 철당간지주(鐵幢竿支柱.보물 256호.사진) 보존 문제를 떠맡았기 때문이다.

이 절 황장곡(黃長谷.46)주지스님이 최근 "통일신라 시대 중기에 만들어진 갑사 당간이 심하게 녹슬고 마디의 이음매가 갈라지고 있으므로 보존 방법을 찾아달라" 는 내용의 공문을 포철에 보낸게 계기.

국내에 남은 2~3개의 철제 당간 가운데 하나인 당간을 보존해야 겠다는 뜻이 담긴 간곡한 요청이었다.

포철은 즉시 용접연구팀과 철골구조기술팀을 갑사에 내려보냈다. 확인 결과 당간의 훼손 상태는 심각, 보존처리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당장 급한 것이 당시 철 제조기술과 관련된 재질부터 파악하는 것. 이에따라 포철은 연말까지 4천만원의 연구비를 들여 1천2백년을 굳세게 벼텨온 당간의 재질과 녹 진행속도.향후 수명 등을 파악해 보전 방법을 찾아내기로 했다.

또 오는 12월 문화재청과 학계 전문가를 초청, 세미나를 여는 등 다양한 의견을 들어 훼손 부분 복원 여부도 검토키로 했다.

당간은 당(幢.부처의 공덕을 나타내고 사악한 것을 내쫓기 위한 불화를 그린 깃발)을 달아 절 입구에 세우는 깃대로 쇠나 나무 등으로 만든다.

통일신라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보이는 갑사 당간은 본래 직경 50㎝, 높이 60㎝짜리 철통 33개를 마디 모양으로 이어 만들어 높이가 20m나 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고종 30년(1893년) 벼락으로 일부가 소실돼 현재는 24마디에 15m만 남아 있다.

공주=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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