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경영개선계획 윤곽 드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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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은행이 3조5천억원의 공적자금 투입을, 외환은행이 4천억원의 정부 증자를 요청하는 등 시중은행들이 30일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할 경영개선계획서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경영개선계획안 마련을 위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자본확충 방안이나 부실채권 매각, 인력감축 계획 등을 손질하고 있으며 28일 또는 29일에 이사회를 열어 최종안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한빛은행의 경우 당초 3조원의 공적자금을 요청할 계획이었으나 3조5천억원으로 요청규모를 늘리기로 29일 이사회에서 최종결정할 방침이다.

또 1천500명(총 인원대비 14% 수준)의 인력감축안을 놓고 노조와 막바지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으며 점포는 50~60개를 폐쇄하거나 아니면 소형화해서 대응하는 전략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부실여신은 내년까지 고정이하 여신 7조원 어치를 매각, 부실여신 비율을 4% 이하로 맞추고 소유 부동산도 5천700억원 어치를 매각해 경영개선에 사용할 계획이다.

시장상황이 호전되면 자회사 매각이나 외자유치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코메르츠방크가 2천억원 증자 참여를 확정지었기 때문에 정부에는 4천억원 증자를 요청하기로 했다.

당초 코메르르측이 3천억원 증자를 해주면 정부에는 이보다 많은 4천억~5천억원 증자를 요청, 총 7천억~8천억원 증자를 할 계획이었으나 코메르츠측이 예상보다 작은 규모로 증자를 결정하면서 6천억원 증자로 돌아섰다.

인원은 860명(12.6%)을 줄이기로 노조와 합의했으며 봉급 감축으로 총 220억원을 마련해 이 가운데 119억원은 명퇴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경영정상화에 쓰기로 했다.

점포는 282개중 14개를 없애기로 했으며 지분의 58%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외환카드의 매각도 검토중이다. 부실여신비율은 내년까지 4% 이하로 맞출 계획이다.

평화은행은 공적자금을 4천500억원 요청하고 인력은 10% 이하 선에서 줄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우 부실채권이나 기타 워크아웃 기업들의 부실채권을 구조조정전문회사(CRV)에 매각, 내년까지 고정이하 여신비율을 2% 이하로 낮추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 수준으로 할 방침이다.

평화은행 관계자는 카드사업부 매각설과 관련, "매각을 하더라도 인수상대방이 있는 만큼 확정되기 전에는 확인할 수 없는 사안"이라면서 "매각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의 경우 공적자금 투입요청이나 증자계획은 없으며 부실채권 5조1억원 어치 매각 만으로도 무수익여신 비율을 2%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리스사인 조흥캐피탈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며 이업종간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목표로 하되 안될 경우 합병도 고려하고 있다.

은행들은 개선안 제출시 노조의 인력감축 동의서도 첨부할 계획이나 노조에서 아직 인력감축에 반대하고 있어 막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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