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12년만에 정상정복 남자 양궁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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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교문 =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오교문(28. 인천제철)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남자 양궁의 간판스타.

오교문은 젊은 선수들도 견뎌내지 못하는 7개월간의 `지옥의 레이스'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 올림픽에서의 선전을 예고했었다.

83년 초등학교 5년때 처음 활을 잡은 뒤 연무중, 효원고를 거쳐 92년 용인대에 진학했으나 학업을 포기하고 실업팀에 입단한 뒤 실력이 급성장했다는 평이다.

이후 대표팀의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은 오교문은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한국 남자 양궁 최고의 스타가 됐다.

오교문은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아쉽게 동메달에 그쳤지만 엄격한 자기관리와 꾸준한 연습으로 제실력을 유지, 다시 한번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해 양궁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안정된 스탠스를 자랑하는 오교문은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뛰어날 뿐만이 아니라국가대표 선수중 가장 무거운 46파운드짜리 강궁을 사용할 정도로 강한 체력을 자랑하고 있다.

▲장용호 = 장용호(24. 예천군청)는 `2인자' 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선수.86년 초등학교 4학년때 호기심으로 처음 활을 잡은 장용호는 기량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도 단체전에서는 좋은 성적으로 한국의 은메달 획득에 공헌했지만 개인전에서는 7위로 부진한 등 기복이 심했기 때문.

영원한 2인자에 머물 것만 같았던 장용호가 환골탈태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장용호는 역시 단체전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개인전에서는 35위에 그치는 '망신'을 당했다.이후 장용호는 `사람이 달라졌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연습에만 몰두했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올림픽 금메달보다 힘들다는 국가대표선발전을 2위로 통과한 것도 프랑스에서의 악몽이 큰 자극이 됐다는 평이다.

매일 새벽 절에서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할머니를 가장 사랑한다는 장용호는 컴퓨터 게임과 음악 감상이 취미.

▲김청태 = 대표팀의 막내 김청태(울산남구청)는 깜짝 스타라는 말이 어울리는 선수.

지난 6월 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3위에 턱걸이,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때까지만 하더라도 `운좋은 기대주' 정도로 치부됐었다.김청태가 처음 활을 잡은 때는 초등학교 4학년이던 90년.

96년 서울체고에 진학한 김청태는 그해 7월 세계주니어양궁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1위에 오르며 기대를 모았지만 국내 주요대회에서는 한번도 정상에 오른적이 없었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쟁쟁한 선배들의 벽에 막혀 번번이 낙방.영원한 기대주에 머무를 것만 같았던 김청태가 한단계 더 발전하게 된 계기는 지난 6월 막을 내린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이다.

김청태는 7개월동안 계속되는 `지옥의 레이스'에서 평소 존경하던 선배들과 끊임없이 대결하면서 평소 약점으로 지적되던 경험 부족을 보완하고 경기 운영능력까지 키웠다.

언제나 자신을 믿어준 아버지와 어머니를 가장 존경한다는 김청태의 목표는 2004년 올림픽에서도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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